김태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금년 들어 세계 농업에 주목을 끄는 것은 바이오 연료 생산과 이용을 둘러싼 주요 국가의 대응이다. 특히 EU(유럽연합)를 비롯해 미국·일본·중국 등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바이오 연료란 식물을 원료로 가솔린 등을 대체할 수 있는 환경 친화적 대체연료이다. 더구나 바이오 원료 식물이 생육하는 과정에서 지구온난화 가스인 CO(이산화탄소)를 흡수하기 때문에 소비 시 CO가 방출되지만, 배출량은 제로(0)로 간주된다. EU는 지난 1월10일 지구온난화 방지와 에너지 확보를 위한 ‘새로운 에너지정책’을 발표하였다. 여기서 바이오 연료 사용을 2020년까지 에너지 소비량의 20%에 이르도록 목표를 제시하였다. EU는 연료작물 재배면적을 200만㏊까지 확대하면서, 농촌지역에서 30만명의 고용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미국은 1월23일 부시 대통령의 연두교서에서 2017년까지 가솔린 소비량의 20% 감축을 목표로 하되, 바이오 연료 사용을 350억갤런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하였다. 2005년 ‘에너지 정책법’에서 바이오 연료 이용을 촉진하기 위해 2012년까지 가솔린 소비량의 5%인 75억갤런 사용을 의무화한 바 있으나 이것을 7배나 확대한 것이다. 다소 늦었지만 일본도 2025년까지 가솔린 소비량의 10%를 바이오 연료로 대체한다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바이오매스 종합전략을 수립하여, 바이오 연료 생산기술 개발이나 연료용 작물 개발, 생산 거점의 단계적 확대, 세제 정비 등 관련제도 검토에 착수하고 있다. 중국도 바이오 연료 시장에 가세하고 있다. 1월25일 농업부는 ‘바이오매스 발전 방침’을 발표하였다. 요지는 농촌지역에서 바이오매스 산업과 이를 이용한 바이오 연료 생산에 주력, 2020년까지 석유제품 1,000만t을 대체한다는 것이다. 중국 농업부는 신에너지 개발이 3농(農) 문제 해결에 기여한다는 기대 아래 향후 10년 내에 연료작물 재배면적을 160만㏊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이같이 바이오 연료의 개발과 이용을 둘러싸고 각국이 치열하게 경합하는 배경에는 몇가지 기대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석유가격 상승에 따른 다양한 에너지 확보 대책에서 출발한다. 둘째로는 교토의정서에 의한 CO 감축의무를 이행한다는 점이다. 셋째, 연료 생산기술 개발을 선점하여 세계적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도이다. 넷째, 각국의 고유한 농업 문제 해결과도 관련되어 있다. 곡물의 과잉 생산을 해소하는 데 재정 지출이 높은 EU·미국은 연료용 수요 창출로 문제 해결을 시도하고 있다. 곡물 수입국인 일본·중국은 다른 입장이지만, 일본은 MMA(최소시장접근) 수입쌀을 활용한다든가, 비교적 풍부한 볏짚, 농산물 부산물, 산림잔재 등의 활용방안과 새로운 연료작물의 개발도 겨냥하고 있다. 이제 바이오 연료 산업은 농업·환경·에너지가 융합한 산업으로 성장하면서 지구촌의 구세주 같은 존재로 등장하고 있다. 주요 국가들은 농업 활성화와 전략산업 육성이라는 차원에서 시장 쟁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향후 교토의정서 이후를 대비하여 바이오 연료의 의무적인 사용도 고려한다면, 우리나라는 바이오 연료를 전량 수입에 의존할 것인지, 아니면 일정 부분 국내 생산을 통하여 농업의 새로운 활로를 찾는 기회로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적절한 판단을 내려할 시기이다. taegon@krei.re.kr [최종편집 : 2007/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