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섭 농촌경제연구원장 올해 말 대선을 앞두고 예비 후보자들의 지지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서 초기 지지율이 득표에 연결될지는 미지수이다. 그렇지만 각 캠프에서는 선거 전략의 핵심 지표인 지지율을 마음 졸이면서 살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국민을 움직여야 농업이 산다’는 말처럼 우리 농업의 근본적인 회생 대책을 세우기 위해서는 국민적 지지, 그중에서도 도시민의 지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금년 1월 전국의 도시민 1,500명을 대상으로 의식 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에서 우리 도시민의 농업에 대한 지지율로 간주할 수 있는 항목을 뽑아보았다. ‘국가경제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중요성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해서 응답자의 81%가 ‘지금까지 중요했고 앞으로도 중요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대부분의 도시민은 농업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지지한다고 볼 수 있다. ‘농촌의 기능 중 먹을거리 생산 외에 공익 기능이 있다고 생각합니까’라는 질문에는 90%가 ‘있다’라고 답하였다. 농업의 공익적 기능에 대해서도 압도적인 다수가 지지한 것이다. ‘농업과 농촌의 다양한 기능을 유지하고 보전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비용을 추가로 부담하실 의향이 있으십니까’라는 문항에 대해서는 절반을 조금 넘는 53%만이 의향이 있다고 답하였다. 농업의 중요성과 농촌의 공익적 기능을 지지하는 비율에 비해 비용부담 의사는 상당히 낮게 나타났다. 지지율이 득표로 연결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결과이다. 문제는 농업에 대한 지지율이 과거에 비해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1999년 ‘농업인의 날 행사추진위원회’가 760명의 도시민을 상대로 유사한 항목을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자. ‘농업이 다른 산업에 비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거의 전부인 98.5%가 ‘중요하다’고 대답하였다. 농업과 농촌의 다원적 기능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자의 95%가 ‘농업이 중요한 다원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답하였다. 농촌 발전을 위해 추가로 세금을 낼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75.5%가 동의하였다. 농업의 중요성과 다원적 기능에 대해서 과거보다 약간 낮지만 대다수의 도시민이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농촌 발전을 위한 추가부담 의향은 상당히 낮아지고 있다. 농촌에 연고지가 있는 도시민의 비중이 줄고 있어서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 농업에는 유력한 대선 예비 후보자의 지지율보다 훨씬 높은 도시민의 지지율이 버팀목이다. 더욱이 도시민의 79%는 국산 농산물이 외국산에 비해서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여건이 되면 농촌에서 거주하겠다는 도시민도 71%에 달한다. 농촌을 회생시킬 대책은 이러한 지지기반에서 찾아야 한다. 지지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시장 경쟁력을 길러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또한 사회안전망과 직불금에 필요한 세금을 기꺼이 부담하도록 하려면 농촌의 다원적 기능을 통해 납세자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국민의 마음 속에 농업의 중요성이 확고하게 자리잡도록 농업계 모두 힘을 합쳐 할 일을 찾고 실천해야 한다. 농업 지지율을 유지하고 이를 ‘우리 농산물 구입’과 ‘보조부담’이라는 득표로 연결시켜야 농촌이 회생할 수 있다. jsupchoi@krei.re.kr [최종편집 : 2007/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