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휴 한국농업대학 화훼학과 교수 신행정수도를 비롯한 판교 신도시 등 조경의 역할이 중요시되는 많은 도시 건설이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신도시 조성이 아니라도 소득 증가에 따른 레저시설의 증가와 환경 개선을 위한 녹지 조성 등으로 조경의 수요 증가는 필연적이다. 조경은 ‘아름다운 환경을 조성하는 종합과학예술’이라고 정의된다. 조경 계획과 설계 분야는 이러한 특성을 기반으로 어느 정도 연구가 이뤄져 꾸준한 발전을 가져왔다. 그러나 조경 시공과 생산 분야는 후진성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조경수 농장은 규모가 영세해 새로운 품종의 개발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인기있는 몇몇 수종 위주로 생산되고 있다. 선진국에서 보편화돼 있는 용기재배 등은 시도조차 못하고, 전정관리 같은 일반적인 재배기술도 부족한 실정이다. 조경수의 유통구조도 후진적이기는 마찬가지다. 조경수의 시장은 8,000여억원 규모로 절화·분화 등 화훼시장과 유사하지만 조경수를 전문으로 거래할 수 있는 도매시장이 없어 여러 단계의 중간상인을 거치고 있다. 그 결과 생산자는 낮은 수익을, 소비자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 또한 조경수의 생산 현황이 조사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조경수 소비의 1차 수요자인 조경설계회사의 실무자들은 명확하지도 않은 중간상인과 일부 시공회사를 통해 얻어진 정보에 의해 조경 설계를 한다. 조경의 핵심인 조경수의 선정이 이렇듯 정보 부재의 상태에서 이뤄지다 보니 필히 설계 변경을 낳고 여기에 예산의 변경은 물론 원래 목적으로 했던 설계 의도와는 다른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물론 조경수 생산의 통계 부재는 가장 먼저 생산자들에게 수목의 판매를 예측할 수 없게 하는 문제를 낳는다. 조경수는 생리적 특성상 해외 수입이 어렵다. 다시 말해 지속적으로 생산기반이 유지될 수 있고, 생산과 유통의 선진화를 통해 농민들에게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제공할 수 있는 품목이다. 그러나 우리 농민들이 조경수 생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생산과 수요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이 선행돼야 한다. 조경수의 주요 수요처인 정부 주요 기관은 향후 소요될 조경수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조경수의 종류는 180여종에 불과하다. 향후 공급될 조경수는 현재 조달청에 고시된 조경수에 한정하지 말고 다양한 자생수목을 활용할 수 있도록 이용범위를 넓혀야 한다. 또한 우리 환경에 적합한 용기재배 등을 연구하고 보급하는 동시에 새로운 기술을 사용한 고품질 조경수는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가격체계를 달리하고 유통시장을 조성하는 등 제도적인 장치 마련이 절실하다. [최종편집 : 2007/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