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협상단 “농업분야는 별도로 협상” 요구 미국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추진의 최종 목표를 ‘한국 농업 전면 개방’에 두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미국은 농업분야 협상에서 더 많은 전리품을 챙기기 위해 쌀을 협상 카드로 삼겠다는 전략을 의도적으로 내비치는 등 쌀을 포함한 모든 농산물시장 개방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10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시작된 한·미 FTA 2차 본협상에서 양측은 농산물을 포함한 상품 분야 양허안(품목별 관세 인하율 및 인하시기 등을 담은 문서) 교환 방식을 놓고 팽팽히 맞섰다. 이번 협상에서 우리 측은 농산물 양허안을 일반 상품 및 섬유 분야 양허안과 동시에 교환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가 다소 경쟁력이 앞선 것으로 평가되는 일반 상품과 섬유를 취약부분인 농산물과 한데 묶는 ‘일괄타결’ 방식으로 협상을 벌이자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 측은 “농산물 양허안을 우선적으로 교환하자”고 맞섰다. 즉 농업 분야를 별도로 떼내어 협상하자는 것으로, 이는 농산물만큼은 절대 양보하지 않겠다는 속셈을 공공연하게 드러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웬디 커틀러 미국 측 수석대표는 10일 인터뷰를 통해 “이번 협상에서 양허안을 교환하는 게 목표지만, 먼저 양허안 틀을 짜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민감품목의 비율을 정한 뒤 나머지는 모두 관세를 철폐하는 식의 양허 원칙을 먼저 확정하겠다는 의도인 셈이다. 커틀러 대표는 쌀과 관련, “한국 국민들이 쌀에 대해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우리는 미국산 쌀의 한국 수출을 위해 한국 측에 조금 더 증가된 시장접근을 요구할 것이며, 이러한 미국의 협상 전략은 비밀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협상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쌀 카드를 사용할 것임을 숨기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우리 측은 2004년 쌀 재협상 때 미국도 우리의 쌀시장 관세화 유예에 동의한 만큼 미국 측의 요구를 단호하게 거절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 상반기 MMA(최소시장접근) 방식으로 들어온 2005년도분 밥쌀용 수입쌀 2만1,564t 가운데 미국산은 5,504t(25.4％)으로 중국산 1만2,767t(59.2％)에 이어 2번째로 많은 물량을 차지했다. 커틀러 대표는 또 쇠고기 수입 재개에 대해 “한국 시장을 여는 데 노력하고 있다”며 “4~6주 전 한국 전문가들이 미국의 쇠고기 수출 관련 시설을 방문해 몇가지 이슈를 발견했고, 미국 농무부는 한국 농림부와 함께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발언, 여러 가지 해석을 낳고 있다. 한편 2차 본협상이 시작된 10일 농민·시민단체들은 협상 장소인 신라호텔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기자회견과 집회를 갖고 강력한 반 FTA 활동을 벌였다.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이날 오전 9시 신라호텔 주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과의 FTA 협상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와 민주·민노당, ‘한·미 FTA를 연구하는 국회의원 모임’ 등 정치권도 이날 국회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과의 FTA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사진제공=뉴시스) 최준호·김상영 기자 [최종편집 : 2006/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