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알 김치파동’ 이후 한동안 수그러들었던 중국산 김치 수입이 다시 급증하고 있다. 반면에 우리 김치의 수출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어 대조적이다. 올 들어 5월 말 현재 우리 김치의 대일본 수출은 1만2,000t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가 줄었고, 수입은 6만8,000t으로 150%로 늘어났다. 그동안 바뀐 것은 김치의 검사항목에 기생충알이 추가된 것밖에 없는데 소비자들은 혐오스럽던 중국산 김치의 제조 실태를 벌써 잊어버린 듯하다. 한동안 ‘우리 업소에서는 국산 김치만을 사용합니다’라고 써붙였던 식당의 문구도 언제부턴지 꼬리를 감춰버렸다. 수입업체들은 이때라는 듯 신바람나게 중국산 김치 수입에 열을 올리며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는 가운데 국산 김치는 갈수록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김치파동 이후 우리가 무엇을 얻고 잃었는지를 되돌아보면 너무나 실망스럽다. 수출은 줄고 수입은 늘어서 한국의 김치산업이 크게 위축된 반면 소비자의 안심도는 조금도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치의 검사규격에 기생충알 검사를 추가하는 것으로 할 일을 다했다는 듯한 식품안전 관리부처의 무사안일이 소비자의 수입 김치에 대한 안전 불감증을 부채질하고 있는 현실도 안타깝다. 여기에 속수무책인 김치 산업계의 대응노력을 보면 정말 실망스럽다. 우리 김치가 안고 있는 문제의 본질은 중국산 김치와 품질에서 크게 차별화돼 있지 않으면서 가격은 두배 이상 높은데도 제조원가를 절감하려는 김치업계의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이래서는 한국 김치산업의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 제조원가를 낮추기 위한 김치 제조업자, 유통업자, 원료생산 농업인의 단합된 노력이 절실하다. 더불어 식품안전 관리부처도 수입 김치의 안전성 관리를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할 때다. [최종편집 : 2006/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