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부에 의해 6개월 사업 정지 및 임원직무정지 조치를 내려짐으로써 화천·양구축협이 3번째로 청산절차에 들어가게 됐다. 이는 노조와 경영진의 벼랑 끝 대치로 파업과 직장폐쇄로 맞서면서 1개월이상 업무가 마비돼 조합원들이 투표로 조합해산을 결의했기 때문이다. 이번 화천·양구축협의 사태는 이전 파산됐던 장천농협과 교하농협과는 양상이 다르다. 구미 장천농협의 경우 조합원들이 협동조합 개혁운동의 과제로 지역조합 임직원 임금삭감, 노조해체, 경제사업 강화 등을 제시하면서 빚어진 결과이고, 교하농협은 직원의 비리와 경영의 부실로 조합의 기능을 상실한데 따른 조합원들의 분노였다. 그렇지만 이번 화천·양구축협은 순전히 조합내부의 노사분규가 조합을 마비시키면서 조합원들이 중재에 나섰다가 한계에 부딪히면서 최종적으로 해산을 결의하게 된 것이다. 조합 건전성의 미비나 지역의 협동조합 운동에 따른 마찰의 결과가 아닌 것이다.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는 협동조합의 건전경영을 위해 새로운 고민을 해야 한다는 점을 느낀다. 일반기업의 경우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노동조합이 명확하다. 그러나 약자들끼리 뭉쳐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협동조합은 조합원이 사회적 약자인 농민이고, 조직의 약자를 대변하는 노동조합은 직원들로 구성돼있으며, 그 사이에 임원이 있다. 그럼에도 주인인 조합원은 적은 소득으로 농가부채에 허덕이고 있고, 노조원인 대부분의 직원은 조합원 소득보다 보다 많은 봉급을 받아가는 구조임에도 조합원을 위한 경제사업이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농민에게 불만요인으로 작용하기에 충분하다. 특히 경제사업으로 조합원의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면 그 불만은 큰 파장으로 조합으로 향할 것이다. 지역조합이 건전하게 발전하려면 임직원들의 전향적인 노력과 협동적인 자세가 절실하다. 한국농어민신문 206. 11. 20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