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공동마케팅조직인가    정부가 금년부터 확대하는 공동마케팅조직 육성정책은 과거처럼 단순히 하나의 시책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산지유통 패러다임의 전환에 의의가 있다. 이 정책은 농산물 유통환경 변화에 대응, 우리 농산물의 시장 확보를 위한 것이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소비지 시장의 지배력을 강화하고, 농산물 구매도 도매시장에서 산지 직거래로 급속히 전환하고 있다. 이들은 구매물량 확대에 맞춰 산지가보다 차별화된 물량을 연중 안정적으로 공급하기를 원한다. 이에 따라 산지유통조직은 과거와 비교가 안될 만큼 다양하고 전문적인 기능을 수행해야만 대형소매점과 거래를 뚫을 수 있다. 도매시장은 고품질 상품만 생산하면 어느 때나 출하해 수취값을 높일 수 있지만 대형 유통업체와의 직거래는 거래관계가 트여야 하고 신뢰확보를 위해 장기 거래관계를 구축해야만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도매시장과 다르다. 이 시장을 확보하지 못하면 우리 농업의 시장 상실은 불을 보듯 자명하다. 그러나 현재 산지유통 실태는 어떠한가. 소지역 분산과 규모가 영세해 구매물량이 조금만 증가해도 공급 여력이 없다. 시설투자능력도 부족하고 전처리 편이식품과 같은 상품화를 위한 산지유통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파악,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농가가 생산한 농산물을 판매하는 데 급급하다. 연합판매사업으로 규모화하고 있지만 거래주체로서의 위상이 아직 약한 만큼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시장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정책이 공동마케팅조직 육성이다. 공동마케팅조직은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고 누가 담당하는가 하는 이해관계보다는 보다 큰 이익을 위해 모두 참여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공동마케팅조직이 산지유통을 전담할 수 있도록 생산농가, 일선농협, 농협중앙회, 지자체 및 중앙정부가 적극 참여해야 한다. 여기에 우리 농업의 활로가 있기 때문이다. ☎02-3299-4234. 황의식〈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최종편집 : 2005/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