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마을붕괴 이대로 둘것인가    농촌마을이 급속히 붕괴되고 있다. 농가인구 감소와 이농·탈농이 이런 추세라면 몇년 안가 폐가에 주민 한사람 없이 이름뿐인 유령마을이 속출할 조짐이다. 농촌공동화 문제가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산간오지일수록 이런 우려는 더 심각하다. 아기울음소리가 그친 정도가 아니라 그나마 몇 남은 노인세대가 죽고 아예 사람이 없는 을씨년스러운 농촌은 상상만 해도 불길하다. 일례로 단양군 어상천면 방북리의 경우 1970년대까지만 해도 12개 자연마을에 140여가구 700여명이 살았지만, 이젠 6개 마을에 29가구 70여명만 남았다고 한다. 자의보다는 어쩔 수 없는 이농이 대부분이며 남은 가구도 언제 떠날지 모른다는 얘기다. 이런 현상이 전국에 어디 이곳뿐이겠는가. 열악한 교육·의료·복지환경에다 농사지어 빚갚기는 고사하고 생계보장도 안되니 줄지어 떠날 뿐 묘책이 없다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오늘날 수도권에 50% 내외의 인구가 몰려사는 형편에서 이 같은 농촌마을의 붕괴는 국가존립 차원에서 대처해야 할 중대 과제다. 지금까지 농어민소득증대·농어촌종합개발·복지농촌건설 등의 취지로 계속된 농업·농촌정책의 방향과 실효성을 근본부터 재검토해야 한다. 일본이 심각한 농촌공동화를 막기 위해 1970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과소지역활성화 특별조치법’이나 1992년에 제정한 ‘특정농산촌법’ 등은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하다. 무너지는 농촌을 방치할 작정이 아니라면 더 늦기 전에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농가소득지지, 부채해결, 복지문제와 함께 장기비전과 국토균형발전을 고려한 총체적 농촌정책으로 접근해야 한다. 농촌회생은 이미 농업인 자력의 한계를 넘었다. 농촌사랑운동이나 1사1촌운동도 형식적 구호나 시혜 차원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의무라는 관점에서 더 활성화돼야 한다. [최종편집 : 2005/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