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재고 ‘위험수위’ … 해법없나    올말 21만t 예상 … 산지농협 장기 보관 큰 출혈   보리 재고량이 2년치 소비량에 육박하는 상황이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더욱이 올해의 경우 작황 호조로 보리 수확량이 수매계약물량보다 15가량 많을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보리 재고에 따른 산지농협과 농업인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부의 특별재고 처분 대책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누적되는 보리 재고=농협에 따르면 올 연말 보리 재고량은 조곡 기준으로 21만t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연간 수요량 11만t의 2배 가까이에 달하는 것으로, 이같은 수준의 재고량은 지난 2001년부터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산지 농협들은 재고 관리의 어려움과 장기 보관에 따른 품질 저하를 호소하고 있다. 전북 김제시 진봉농협 김상록 상무는 “정부 수매 후 농가가 보유하고 있는 보리에 대해 농협이 자체 수매하고 있지만 가격 하락을 기대하고 있는 산지 수집상들이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어 올해에도 상당 물량을 농협 창고에 보관해야 할 판”이라며 누적되는 보리 재고 처리에 산지 농협들의 속앓이가 심하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의 경우 과잉생산에 따른 부담을 농가가 직접 해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농가의 어려움은 더 커지고 있다. 전북의 한 농업인은 “보리 대신 마땅하게 심을 작목이 없는 상황에서 수확 때까지 작황에 따라 생산량 변동이 큰 보리를 지난해 물량 기준으로 수매토록 제도를 변경하는 바람에 정부는 물론 지역 농협에서도 추가 수매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며 “특히 작황이 좋은 올해 같은 경우에는 생산한 보리를 들고 농가들이 시장에 직접 내다팔아야 할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특별 대책 시급=보리 재고처리 문제에 대해 농림부는 올해산 보리에 대한 추가수매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은 밝히면서도 뚜렷한 재고 해소 대책은 제시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하지만 쌀에 가려 제대로 된 사회적 관심을 받지 못하는 보리의 경우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 없이는 이같은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게 농업인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농협중앙회의 한 관계자는 “보리 재고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대북 식량지원 대상에 보리를 포함시키고 저가 공급 등을 통해 주정용 사용을 늘리는 한편 사료용 수요 확대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등 정부의 정책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아울러 다양한 가공제품 개발과 이에 따른 소비 확대 방안에 소비자들의 관심도 모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영〉 spur222@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