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특집-안전성 갖춘 농약 뜬다 본격적인 농약 사용철을 맞아 관련 업계의 판촉전이 치열하다. 새로 나온 농약들도 많다. 하지만 업자들의 말만 듣고 구입하면 낭패를 보거나 기대한 만큼 약효를 못 보는 경우도 많다. 잘못 사용하면 약해를 입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어떤 농약을 골라써야 할까. 올 농약시장 흐름을 짚어보고 업체별 주력품목과 농약 안전사용 요령 등에 대해 알아본다. *이런 농약이 좋아 농약공업협회와 농협중앙회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최고 인기 농약은 〈후라단〉〈큐라텔〉〈그라목손〉〈다이센엠-45〉 등이다. 물바구미약인 〈후라단〉과 〈큐라텔〉의 경우 약효는 물론 안전성까지 갖춰 농가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제초제는 〈그라목손〉이 여전히 인기다. 약효가 우수해 농가에서 좋아하지만 독성이 강해 비판도 많이 받는 농약이기도 하다. 살균제로는 〈다이센엠-45〉가 독주하고 있다. 인기 농약의 비결을 요약하면 이렇다. ◆쓰기 편하다=해를 거듭할수록 액상수화제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편리해서다. 농업인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농작업 중 하나가 농약 치는 것인 만큼 액상수화제의 인기는 당연하다. 특히 제초제의 경우 살포 작업하기가 쉬운 노동력 절감형 제품, 즉 입제 형태에서 액상 형태로 전환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논두렁을 걸어가며 군데군데 던져 넣기만 하면 되는 〈주먹탄〉 같은 점보제(투척제)까지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액상수화제의 경우 논두렁에서 논에 농약을 흘려보내기만 하면 돼 노동력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하지만 대농보다는 소농, 젊은층보다는 노년층이 더 좋아한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친환경적이고 생력화가 가능하다=벼농사용의 경우 생력화, 원예용은 친환경 여부가 농약 선택의 기준이 되고 있다. 특히 웰빙 바람이 생산자의 의식도 바꿔놓아 고독성 농약 사용량이 줄고 저독성 농약 사용량이 늘고 있다. 환경친화적 신물질로 개발된 살충제 〈칼립소〉 등이 그 예로, 벼물바구미 전문약제지만 과수와 채소의 진딧물과 온실가루이, 총채벌레 등을 방제할 수 있다. ◆값은 싸고 약효는 우수=최근 농가의 농약 선호도는 극과 극을 달린다. 친환경농업을 실천하는 농가는 가능하면 농약을 덜 치거나 안 치려고 하는 반면 일반농가는 값이 싸면서도 약효는 떨어지지 않는 농약을 찾는다. 예전 같으면 약효와 가격이 반비례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요즘은 품질들이 상향 평준화돼 값이 싸다고 약효가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영농비 중 농약값의 비중이 큰 만큼 싸면서도 방제가가 높다면 금상첨화다. ◆약효가 빠르다=속효성인 농약을 농업인들이 여전히 선호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지효성 농약은 약효는 더디게 나타나지만 그 기간만큼 잡초 발생도 억제해 영농비 절감에는 오히려 이득이라는 지적이 있다. ◆복합효능을 갖추고 있다=아주 적은 양으로 한꺼번에 여러 가지 잡초와 병해충을 잡을 수 있는 제품이 단연 인기다. 신젠타코리아의 〈아미스타탑 액상수화제〉, 동부한농화학의 〈클린처〉〈풀망치〉〈일지매〉 등이 그 예. 약을 치는 횟수를 줄일 수 있다면 그만큼 일손 절감이 가능하기 때문. 경농과 동부한농화학의 〈다이센엠-45〉 수화제도 원예용 농약이지만 과수 등에 두루 사용할 수 있는 등 적용 범위가 넓어 사용이 늘고 있다. 〈조동권〉dkjo@nongmin.com 농사철이면 농업인들은 어떤 농약을 언제 살포할지가 관심사다. 농약은 그러나 살포하는 방법과 기구의 선택, 사용법에 따라 방제효과가 달라진다. 농약 사용량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까. *아하! 이렇게 하면 농약 줄이네 ◆방제일지를 쓴다=방제일지를 쓸 때는 방제처방서를 활용하자. 방제처방서에 언제, 어떤 농약을 몇 평에 몇배로 희석해줬는지, 또 효과는 어땠는지 기록해두면 다음 번 농약을 칠 때 큰 도움이 된다. 이것을 모아 ‘나만의 방제이력서’를 만들면 농약값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적기에 적량만 살포한다=과거와 달리 요즘은 농약의 유통 마진이 크게 줄었다. 이로 인해 ‘영양제 끼워팔기’가 성행하고 있다. 판매상으로서는 줄어든 유통 마진을 영양제를 팔아 보충하기 위해 농가에 권유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따라서 가격에 비해 효과를 명확히 알 수 없는 영양제는 가능하면 안쓰는 것이 좋다. ◆일기와 시간을 고려한다=대부분의 농약은 작물에 뿌린 뒤 6시간 안에 비가 오면 병해충이 약 성분을 흡수하기 전에 빗물에 씻겨내려간다. 바람이 불 때 살포해도 마찬가지다. 제초제는 약 30%, 살균제와 살충제는 30~70%가 흩어져 날아간다는 보고도 있다. 하루 중 언제 농약을 살포하느냐도 중요하다. 대개 희석제 농약은 바람이 적은 해뜬 날에 처리하는 게 좋다. 입제는 토양이 지나치게 건조하지 않은 오전 9~11시가 적절하다. ◆속효성보다 지효성 농약을 쓴다=농약을 치면 해충이 바로 떨어져야 하는데 안 그러면 또 농약을 치는 농업인이 많다. 속효성 제초제를 처리하면 2~3일이면 효과가 나타나지만 이때부터 잡초가 다시 발아해 올라오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또 제초제를 줘야 한다. 하지만 지효성 제초제는 서서히(10여일) 잡초가 죽기 때문에 다시 잡초가 발아해 자라는 기회를 주지 않는다. 이처럼 지효성 농약을 쓰면 살포횟수를 연간 2회 정도 줄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농약 혼용을 덜 하고 혼용순서를 지킨다=살균제와 살충제를 한 가지씩 혼용해 살포하는 농업인은 양호한 축에 속한다. 살균제 2~3종에 살충제 2~3종 여기에 4종 복합비료까지 혼합해 쓰는 농업인도 많다. 또 습관적으로 이같은 방식을 고집하는 농업인도 있다. 혼용순서는 이렇다. 맨 먼저 약통에 물을 넣는다. 이어 여러 가지 농약이 있을 경우 전착제를 넣고 잘 저어준다. 다음에는 유제, 액제, 액상수화제 순으로 넣는다. 맨 나중에 수화제와 입상수화제를 넣는다. 업계에서 추산하는 올 국내 농약시장 규모는 9,200억원 안팎이다. 2001년 1조300억원이던 시장이 2002년 9,300억원, 2003년 9,270억원으로 자꾸 줄고 있는 것이다. 작목별로 세분하면 벼농사용이 3,000억원 안팎(34%)으로 가장 많고, 다음은 과수 2,700억원(30%), 채소 2,100억원(23%) 선이다. 제품별로는 살충제와 살균제가 3,200억원 정도로 전체의 35%씩 점하고 있고 제초제는 2,100억원(23%) 정도 차지하고 있다. 특기할 만한 사실은 벼농사용 농약 사용량이 3년 새 5% 가까이 줄어든 반면 제초제 사용량은 점차 늘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큰 원인은 2013년까지 농약 사용량을 40% 정도 줄이고 친환경농업을 확산시키려는 정부정책의 영향 때문이다. 특히 2002년을 기점으로 벼농사용 농약시장이 크게 줄고 있는데, 이는 ‘논농업직불제’ 시행 영향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농약시장 축소는 내년에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수입농산물 증가에 따라 경쟁력이 떨어지는 작물의 재배면적이 줄고 있고 농산물에 대한 안전성이 강화되면서 저약량 살포가 늘고 있어서다. 업체마다 단독 품목 및 차별화된 신제품, 특히 친환경제품 개발을 통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려고 애쓰고 있는 것도 이를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생물농약을 틈새시장으로 인식한 업체들이 독성이 강한 제품 대신 친환경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약 사용량 감소는 또 농약값 하락을 이끌고 있다. 이로 인해 평균단가가 2001년 이후 매년 14%씩, 실단가는 20%까지 내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농협이 가격견제를 강화하면서 덤핑과 끼워팔기 등 잘못된 유통관행도 많이 개선되고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시장점유율은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동부한농화학이 수년째 25%로 1위를 지키고 있으며 경농이 14~15%, 바이엘 크롭사이언스 및 신젠타가 10~11%, 한국삼공, 동방아그로 8~9%대를 각각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