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업 활성화 … 전문·책임 경영제제 구축을” ‘2기 통합농협’에 바란다 ‘통합 농협 2기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개혁과제는 무엇일까?’ 7월1일 통합 농협 2기가 출범했다. 농업계에서는 이를 계기로 농업인을 위한 농협으로 거듭나기를 바라고 국내 농업 발전을 위해 농협이 보다 많은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농민신문〉이 농림부, 농업관련 학계, 농민단체, 농업인, 소비자단체 관계자 등 모두 14명을 대상으로 ‘통합 농협 2기에 바라는 개혁과제’에 대해 전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다수 응답자들은 경제사업 활성화와 조직 경쟁력 강화, 전문·책임경영체제 확립 등을 공통적으로 꼽았다. ◆경제사업 활성화=조일현 의원(열린우리당, 강원 홍천·횡성)과 김완배 서울대 교수는 “농업인이 제값 받고 농산물을 팔 수 있는 경제사업을 활성화할 때만이 농업인을 위한 농협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정환 농촌경제연구원장은 “산지와 도시 직거래 체제를 구축하는 산지유통 혁신에 나서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조합에 대한 중앙회의 체계적인 지원시스템 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선오 농림부 농산물유통국장은 “농가 조직화와 마케팅 역량이 우리 농산물의 경쟁력을 좌우한다”면서 “산지마케팅을 규모화·전문화하고 기업적 운영을 통해 경제사업의 경영 혁신을 이루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정의 한농연 회장은 “지금까지 많은 농협개혁들이 실패를 거듭했다”면서 “통합 농협 2기는 농협개혁의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농업인 조합원들에게 실익을 주는 경제사업을 적극 전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태평 농림부 농업정책국장은 “품목조합 및 품목조합연합회를 활성화해 농협을 경제사업 전문농협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고, 문경식 전농 의장도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품목별 연합회를 활성화하는 것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농업인 정동식씨(경기 화성군 비봉면)는 “친환경농업 육성, 판로 확대 등 다양한 경제사업을 펼치는 것이 농협 경영의 기본방침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준구 농단협 회장은 “거창하고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기보다는 하나로마트의 경쟁력을 키우는 등 작은 부분부터 먼저 챙겨 지역단위에서부터 경제사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합 경쟁력 강화=일선 조합의 자율합병을 적극 유도, 규모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로 유통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성진근 충북대 교수는 “유통환경이 변화하면서 산지농협의 협상력, 구매력 강화가 절실히 필요해지고 있다”며 “조합을 광역화·규모화해 산지 대응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인기 의원(한나라당, 경북 고령·성주·칠곡)과 한두봉 고려대 교수는 “개정 농협법이 발효되면 조합원들의 조합선택권이 가능해져 조합 생존이 큰 문제로 부각될 것”이라며 “조합원에 실익을 제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완배 서울대 교수는 “유통여건이 바뀌고 농산물시장이 개방되면서 지역 단위 중심으로 사업연합과 연합마케팅사업이 활발해지고 있지만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방안은 아니다”라고 단정하고 “조합간 자율합병을 통한 규모화가 경쟁력 강화에 있어서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농업인의 조직으로 변신=조일현 의원은 “직원을 위한 농협이 아닌 농업인들을 위한 농협으로 만들어야 한다”면서 “농업인들이 진정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찾아주는 데 농협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업인 김용봉씨(경기 양평군 개군면)는 “농협 설립 목적에 맞게 농협이 추진하는 모든 사업은 조합원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으며, 최준구 농단협회장은 “규정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않는, 농업인들이 보다 손쉽게 농협을 이용할 수 있는 조직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앙회 조직 슬림화=김천주 대한주부클럽연합회장은 “방대한 조직틀을 정비할 때가 됐다”면서 “통합 농협 2기는 농협설립의 기본틀에서 운영방향을 수립하고 조직도 재편하는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완배 교수와 최준구 회장은 “조직이 비대하고 업무 중복도 많다”며 “효율적인 조직으로 탈바꿈하는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정의 회장은 “시군지부의 경우 역할 재조정을 포함한 폐지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인기 의원은 “시군지부를 포함하는 중앙회의 슬림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전문·책임경영체제 구축=성진근 교수와 한두봉 교수는 “중앙회와 조합 모두 조직규모가 확대되고 사업분야가 전문화되면서 지배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생겼다”면서 “중앙회와 조합 경영에 전문경영인이 참여하는 전문경영체제로 조직을 탈바꿈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태평 국장은 “농정활동은 선출직 직원이, 사업경영은 전문 경영인이 분담해 조합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농업인에게 실익이 제공될 수 있도록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농업인 김용봉씨도 “품목별 조합의 전문화가 시급하다”며 “조합이 전문화되면 인력의 전문화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생산자단체로서의 역할 강화=김선오 국장은 “개방 확대에 따라 생산자단체 중심의 자율적 수급조절이 필요하다”면서 “농산물 수급 및 가격안정에 농협의 역할이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국장은 이어 “우리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는 품질과 안전성에서 나온다”고 지적하고 “고품질·안전농산물의 생산과 유통에 농협이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일현 의원은 “농협이 국민의 식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주된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밝혔고, 김천주 회장은 “소비자가 요구하는 안전하고 고품질의 농·축산물 생산에 주력할 것”을 당부했다. 성진근 교수와 농업인 정동식씨는 “쌀협상에 농협의 입장을 명확히 밝히는 등 대외 농정활동을 강화하고 쌀 소비촉진에도 앞장서달라”고 주문했다. ◆기타=이정환 원장은 “농업금융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역조합의 금융사업과 중앙회 금융사업을 연합하는 효율적인 농업금융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문경식 의장은 “중앙회 신·경분리가 최우선 농협개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고, 서정의 회장은 “지역본부장을 지역내의 조합장 중에서 선출하는 제도 개혁을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천주 회장은 “막연한 신·경 분리가 아닌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슬기롭게 조화시킬 수 있는 기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태룡, 최준호, 오영채, 김소영〉trkim@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