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3,000억원, 고용 창출 10만명.’ ‘복분자의 고장’ 전북 고창군이 내건 2010년 복분자 산업의 비전이다. 3년 후의 복분자 매출액이 현재 군의 일년치 예산과 비슷한 규모다. 고창의 복분자 재배역사가 40년이 넘은 데다 재배규모가 2000년 210농가, 35㏊에서 올해 4,795농가, 1,333㏊로 급증한 저력을 볼 때 이 비전은 조만간 이뤄질 전망이다. 더구나 복분자는 생산·가공·유통과 지역관광산업이 어우러진 복합산업으로 이미 정착됐다. 집단화=고창지역 농가(1만5,000가구) 셋 중 하나는 복분자를 재배할 정도다. 복분자 생산량의 60％는 2004년 지정된 복분자특구(아산·심원·부안면지역)에서 나온다. 집단화의 힘을 계기로 지리적표시 등록(2004년 술, 2007년 생과)과 생산이력제 도입(2007년)이 자연스럽게 추진됐다. 이로 인한 생산비 절감과 품질 고급화도 나타났다. 품종 육종과 재배기술은 고창군농업기술센터 복분자시험장이 담당하면서 농가에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 또 올해부터 3년간 7개 농협연합사업단이 복분자 1㎏당 6,300원에 수매하기로 하면서 이제 농업인은 안심하고 고품질 생산에만 전념하면 되도록 시스템을 갖췄다. 8년째 복분자를 재배한다는 김동진씨(61·심원면 만돌리)는 “다른 작물보다 소득이 많게는 4배 이상 높아 복분자에 애정이 간다. 그래서 마을에도 생기가 돈다”고 자랑했다. 바로 집단화의 힘이다. 부가가치 극대화=고창지역에는 현재 복분자 관련 가공업체가 음료업체 15곳, 주류 9곳, 한과 3곳, 장류 3곳, 분말 1곳 등 모두 33곳이 자리잡고, 복분자의 품격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9월에 문을 연 선운산농협 복분자가공사업소는 군 전체 복분자 생산량의 14~15％를 처리한다. 윤병렬 선운산농협 아산지점장은 “올해는 복분자로 만든 환·차·농축액 등을 모두 15억원어치 판매할 계획”이라면서 “가공산업 못지않게 2002년에 선보인 생과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이 폭발적으로 커져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복분자술의 경우 심원면지역의 생산자 420명과 농협 등이 15억3,000만원을 출자하고, 국순당이 6억원을 출자한 (농)국순당고창명주(대표 현홍순)가 희망을 열기 시작했다. 올 7월4일 출시된 〈명작 복분자주〉는 20만병이 보름 만에 다 팔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 현대표는 “국순당의 제조기술과 전국적인 유통망이 접목돼 큰 힘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해외시장도 개척해 농가에 많은 이익을 돌려줄 계획”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고창 복분자주는 올해 상반기 동안 미국·일본에 350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수출지역 확대와 품질 고급화로 ‘세계 명주’의 꿈을 키워 나가려는 움직임도 적극적이다. 또 항산화·성기능 개선 등 복분자의 효능을 살린 제품과 화장품 등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 개발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지난 6월 복분자 축제기간에는 서울 등 전국에서 13만명이 찾아 30억원의 부가가치를 올렸다. 복분자를 활용한 관광 마케팅에도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처럼 복분자산업이 커지면서 지역경제가 되살아남은 물론, 수확작업과 가공공장 등에 올해 5만명의 고용창출 효과도 거뒀다. 네트워크=고창군의 관심과 지원이 복분자 고장을 만들었다고 농민들은 주저없이 말한다. 지난해에는 복분자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지역특화산업지원사업팀(팀장 김영춘)이 만들어질 정도로 이강수 군수를 비롯한 행정기관의 열정이 복분자를 고창의 큰 산업으로 성장시켰다. 김팀장은 “얼마 전 산업자원부·전주대·한국식품연구원·농협고창군지부 등 9개 기관으로 구성된 고창복분자진흥사업단(단장 이헌상·전북대 교수)이 결성됐다”며 “앞으로 각계 각층이 힘을 모아 생산·가공·관광산업이 어우러진 ‘세계적인 복분자 고장, 고창’을 만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고창=최인석 기자 ischoi@nongmin.com [최종편집 : 2007/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