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식품신유통연구원 김동환 원장/안양대 교수 현재 한국의 농식품 유통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소비자 지향적 마케팅 시스템의 구축이다. 과거 생산위주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소비자 중심적 사고로의 전환이 강조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이해가 유통종사자는 물론 생산자에게도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많은 수의 산지유통조직들이 고유 브랜드를 개발하고 할인점과 같은 대형유통업체에 납품하며 홍보, 판촉활동을 펼치는 등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일부 선진 유통조직들은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고 상대적으로 고소득을 올리고 있으나, 이러한 기업적 마케팅이 점차 일반화됨에 따라 산지유통조직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후발 조직들은 투입된 비용에 비해 성과가 저조한 문제점을 보이고 있다.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은 경쟁자와의 차별화이다. 막연히 누가 성공했으니 나도 그대로 따라한다는 식의 차별화되지 않은 마케팅은 치열한 경쟁만을 촉발시키기 되어 자기 자신은 물론 농업계 전반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기업 마케팅 프로그램에 기반을 둔 브랜드 마케팅 전략은 대규모 물량의 확보와 지속적인 공급능력, 브랜드 홍보를 위한 재원 등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모든 농산물 유통조직이 효과적으로 채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산지유통조직들은 자기가 처한 환경과 장단점을 면밀히 분석한 후 자기에게 적합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 점에서 볼 때 최근 서구에서 확산되고 있는 지역연계 마케팅 전략을 브랜드 마케팅 전략의 대안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지역연계 마케팅이란 지역의 생산물을 지역에서 소비시키는 전략으로서 소규모 유통조직이나 개별 농가에게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이라 할 수 있겠다. 이는 구체적으로 지역사회 후원 농업(Community Supported Agriculture), 농민시장(Farmer's Market), 지역 식당 및 학교급식에의 공급. 협동조합 판매장(우리의 경우 하나로마트) 등을 통해 지역농산물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특히 지역사회후원농업은 소비자들이 일정액의 연회비를 내고 특정 농가에 회원으로 가입하여 일정량의 수확물을 공급받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지역연계 마케팅은 최근 농촌 지역에 비농업 인구가 급증함에 따라 앞으로 시장 규모가 상당히 커질 전망되고 있어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역연계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가 얻을 수 있는 편익으로는 먼저 높은 신선도와 품질을 들 수 있다. 이는 장거리 수송과 오랜 기간의 저장이 필요 없기 때문에 적기 수확이 가능하기 때문이며, 생산자와 소비자 간에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게 됨으로써 품질, 물량 등에 있어서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들은 생산자들에게 유기농법, 저온수송과 같은 생산 및 유통방식에 특별한 요구를 할 수 있다. 생산자들에게는 수송비, 각종 수수료 등을 절감할 수 있게 되어 수취가격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지역연계 마케팅은 운동적인 측면만을 강조하기보다는 소비자와 생산자간의 윈-윈을 추구해야만 영속성을 가지게 될 것이다. 소비자에게는 대형유통업체나 일반 시장에서 얻을 수 없는 편익을 주고, 생산자는 다른 유통경로에 비해 소득이 높아야만 지역연계 마케팅이 장기적으로 유지가능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산지유통조직들은 대도시 소비자 뿐 아니라 지역내 소비자들에게도 관심을 기울여 그들의 요구사항을 정확히 파악하고 다양한 마케팅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하며, 정부에서도 필요한 경우 관련 시설, 장비, 자금의 지원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 본 칼럼은 4월 28일자 농민신문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