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농산물 생산현장을 가다    (1) 땅과 환경관리로 고품질 오이 생산, 박찬수씨 충남 공주시 우성면 우성농협(조합장 노필선) 소속 우성오이작목회는 시장에서 알아주는 고품질 오이 생산농가로 똘똘 뭉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작목회 총무를 맡고 있는 박찬수씨(41·옥성리)는 철저한 땅 관리와 생육 환경 조절로 고품질 오이 생산을 주도하고 있다. 박씨의 오이 생산 비결을 자세하게 살펴본다. 　 □ 주목할 영농포인트 5계명 1. 휴작기간 담수로 토양내 병원균을 없애라. 2. 측지재배로 생산성을 높여라. 3. 하우스내 온도·습도·환기관리에 신경을 집중하라. 4. 효과가 검증된 영양제를 충분히 공급하라. 5. 인근농업인과 재배 경험과 노하우를 나누라.　 　 □ 농장 현황 　박씨가 재배하는 오이는 <조은백다다기오이>다. 이 품종을 고집하는 이유는 상품성이 좋고 오이가 길다는 매력 때문이라고 한다. 굳이 품종간 재배방법의 차이가 없는 상태에서 바꿀 이유도 별로 없다는 이야기다. 　그가 1,800평(9동)에서 연간 생산하는 물량은 95∼100개들이 오이(약 15㎏) 4,500상자. 68ｔ 규모이다. 주 출하기간은 3∼5월과 10∼12월이다. 2003년부터 저농약으로 품질인증을 받고 있다. 무농약에 도전하고 싶은 생각도 있으나 오이재배 특성상 병에 약해 무농약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고 한다. 주요 출하처는 농협 가락공판장과 농협유통이다. 등급은 시기마다 다소 차이는 있으나 성수출하기때는 특품이 80％ 넘고, 나머지는 상품을 뽑아내고 있다. 　 　□ 재배 환경　 　박씨가 재배하는 오이 포장은 공주 인근의 준평야지대로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좋아 예로부터 오이 등 시설채소가 발달한 곳이다. 그가 농사짓는 1,800평의 하우스는 3중 구조다. 수막시설을 비롯해 열풍보일러, 온수보일러, 지중난방, 점적관수 시설을 골고루 설치했다. 맨 바깥 비닐은 일본제품을 쓰면서 4년마다 교체하고, 내부는 2년 주기로 갈아 끼운다. 재배기간은 1기작은 1∼5월, 2기작은 8∼12월까지다. 필요할때 여름 작기도 한다. 　 　□ 토양 개량　 　 　박씨는 “땅 관리에 실패하면 농사를 망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농사를 짓는 ‘진정한 농사꾼’이다. 오이를 심기 전에는 공주시농업기술센터에 의뢰해 토양검사부터 한다. 물론 토양검사는 그가 속한 우성오이작목회원들의 공통 사항이기도 하다. 휴작기(8월경)를 이용해 토양검사를 해보면 항상 질소성분이 많은 것으로 나온다고 한다. 하지만 오이는 질소성분이 조금 많게 나와도 문제가 없다고 박씨는 주장한다. 　토양 병원균을 없애기 위해 신경써서 실천하는 것은 담수. 봄 작기(1∼5월)가 끝나고 휴작기간(6∼8월)일 이용해 하우스 안에 물을 담는다. 물을 담기 전 200평 하우스에 톱밥과 볏짚을 섞어 숙성시킨것과 숙성되지 않는 것을 적당히 혼합해 두면 퇴비가 분해된다. 우분은 약 4ｔ 넣는다. 우분을 넣은 다음 2주 후에는 땅을 갈아 엎고 하우스를 밀폐시킨다. 퇴비가 발효되면 2주 후에는 발목 깊이(10∼15㎝)로 물음 담는다. 담수기간은 1주∼10일이다. 이렇게 하면 염기가 가라앉는다. 　담수를 해도 병원균이 잡히지 않으면 토양소독제(밧사미드)를 다시 쓴다. 그는 지금까지 담수를 하고도 병원균을 잡지 못해 두번 가량 토양소독제를 사용했다고 한다. 토양소독제를 사용할 때는 약제 살포 후 10일 가량 비닐을 덮어 둔다. 이어서 비닐을 벗겨 내고 미생물제제(효소제 300평당 2㎏)를 쌀겨와 섞어 사용하면서 토양을 개량한다. 　두차례에 걸쳐서도 병원균을 잡지 못하면 아예 농사지을 장소를 옮기는 것이 낫다고 박씨는 설명한다. 그는 땅이 나쁘거나 땅 주인과 계약기간 등이 맞지 않아 지금껏 4∼5년 주기로 재배장소를 옮겼다고 한다.<사진 k> 　한마디로 땅심을 높인 상태에서 오이를 재배해야 고품질·명품 오이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농민들이 이같은 사실을 알지만 실천으로 옮기지 못하기 때문에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점을 비춰볼때 박씨가 실천하는 땅 관리의 노하우가 더욱 돋보인다. 　 　 　□ 측지 재배　 　박씨는 오이 스트레스를 줄이고 노동의 효율성을 높일 목적으로 측지재배를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곁가지를 넉넉하게 확보하고 있다. 한 두둑에 심는 거리를 38∼43㎝를 넓게해 한줄로 심는다. 두둑 넓이는 130∼150㎝, 두둑높이는 30㎝, 고랑너비는 40㎝로 만든다. 200평 기준 하우스 1동에 이랑을 4개 만들고 있다. 　오이 줄기 22∼25마디(사람 키 높이)에서 순지르기를 하는 측지재배를 한 결과 오이가 스트레스를 덜 받아 품질이 좋아지는 이점이 있다. 또한 짧은 시간에 많은 물량을 수확할뿐 아니라 재배관리및 수확작업시 노동 효율성도 높아지는 등 장점이 많다는게 박씨의 주장이다. 　다른 지역에서는 측지재배 보다는 순지르기를 하지 않고 대게 줄내림재배(원줄기 재배)를 많이 하고 있는 것과는 차별화했다. 이렇게 측지재배를 하면 원줄기를 내려 주면서 받는 스트레스를 줄이는 이점과 함께 줄내림 재배시 수확량은 적고 수확기간이 길어져 결국 노동력이 더 많이 들어가는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체 수확량은 비슷하다고 박씨는 말했다. 　 　□ 생육 관리　　　 　　 　본밭 조성은 늦어도 정식 15일 전에 모두 끝마진다. 모종은 인근 육묘장에서 주문해 사용한다. 박씨가 주문하는 모종의 조건은 흑종호박 대목에다 32포트 트레이를 쓴다. 육묘기간은 30∼35일 정도 된 것을 주문한다. 32포트를 쓰면 뿌리를 더 많이 확보한다는 것이다. 너무 어려서 심으면 과일 보다는 생육쪽으로 가는 영양생장(몸자람)에 치우쳐 좋은 품질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알맞게 자란 것을 심는다. 이제까지는 자가육묘를 했으나 2∼3년전부터는 육묘장에서 구입해서 쓰고 있다. 　박씨는 온·습도 관리에도 매우 신경쓰고 있다. 겨울철 야간 실내온도는 정식후 1주일 가량은 18∼20℃ 유지해 뿌리의 활착이 잘 되도록 관리한다. 뿌리 활착 이후에는 온도를 하루에 0.5∼1℃씩 떨어뜨리되 13℃ 밑으로 내려가지 않도록 한다. 낮에는 실내 온도를 25∼30℃로 맞춰준다. 특히 겨울철에는 야간에 씌운 보온덮개를 아침에 개폐기로 열 때 급격한 온도변화를 주지 않기 위해 약간씩 올려주고 있다. 습도조절은 오이 잎에 맺힌 이슬로 판단한다. 습도가 많다고 판단되면 열풍기로 공기만 순환시켜준다. 　적화(꽃솎기) 작업은 줄기마디 중 8번째 마디까지는 모두 없애고, 9번째 마디부터 착과시켜 수확한다. 유인은 흰색 플라스틱 유인끈으로 가로로 길게 설치해 작업이 쉽도록 2ｍ 높이로 한다. 토양수분 공급은 정식 이후에는 1회 공급시 많은 양의 물을 공급해 주고, 수확기에는 1회 공급량을 줄이는 대신 자주 주는 방법을 쓰고 있다. 　웃거름은 질소·인 성분이 들어간 동물성 아미노산액비와 칼슘제를 관주로 주거나 엽면살포하고 있다. 박씨는 다양한 영양제를 시중에서 엄격하게 골라 사용하는데, 직접 만들수도 있으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시중에서 판매하는 최상의 품질을 쓴다. 정식 전후에는 수시로 퇴비와 함께 호기성균인 락토균을 넣고, 동물성 아미노산을 뿌리가 활착된 이후부터 3∼4일마다 한번씩 관주하되 생육기때는 적게, 수확기때는 많이 준다. 동물성 아미노산 1회 공급량은 액비 20ℓ에 물 500∼600배액을 희석해 사용한다. 칼슘제는 전 생육기간에 걸쳐 수시로 엽면 살포한다. 수확기에는 4∼5일에 1회씩 살포하는데, 30cc를 600배액으로 희석한다. 　산소 공급으로 호흡작용을 잘 하게 하는 것도 박씨가 실천하는 주요 영농포인트 가운데 하나다. 분말형 고농도 산소공급제를 2만배의 물에 녹여 잘 저어준 후 약 3∼4시간 지난 다음 한달에 2∼3회 관주로 준다. 박씨는 “오이는 45일간 수확하는데, 30∼45일에 최고의 제품을 뽑아내야 돈을 벌기에 여기에 맞춰 영양제와 칼슘제를 생육 전기간에 걸쳐 골고루 넣어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농약은 곰팡이병과 노균병 등 예방차원에서 농도를 묽게 해서 사용한다. 영양제와 함께 사용한다. 이처럼 땅 관리에서부터 영양제를 충분히 넣어주고, 온·습도와 환기관리를 철저하게 실천한 덕분에 병이 적어 농약을 적게 사용할 수 있고, 올해로 3년째 저농약 인증 오이를 출하하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 상품 　박씨는 시장에서 최고 시세를 받고 있다. 그는 땅관리에서부터 영양제 공급, 온·습도 관리 등 에 이르기까지 최상의 조건을 맞춰준 상태에서 오이를 재배한 결과 구부러진 오이가 거의 없고, 선명한 가시가 달린 오이를 생산하고 있다. 물론 오이 크기와 무게도 적당하다고 한다. 길이는 22∼24㎝, 무게는 160∼170ｇ. 농협 가락공판장에서 출하한 품질은 한창 성수기 기준으로 특품을 80％ 이상 뽑아내고, 나머지는 상품이다. 이렇게 해서 올리는 소득은 연간 9,000만원정도 된다. 물론 2∼3년에 한번씩 하는 여름작기(6월 20일 정식, 7월 20일부터 한달간 수확)를 할 때는 소득이 1억원대로 올라간다. 　 　 □ 재배 핵심 포인트　 박씨는 ‘농작물은 주인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믿음을 확고히 갖고 있다. 때문에 토양관리에 정열을 쏟고 있다. 땅을 살려야 명품 오이를 생산할 수 있어서다. 땅을 잘 살린 다음 온·습도, 수분 관리 등 생육 환경을 최적의 상태로 만들어준다. 직접 산도(ph) 측정기로 산도를 6∼6.5로 만들어 주고, 손으로 토양의 수분도 꼼꼼하게 체크하는 등 모든 작업을 과학적이고도 합리적으로 하다보니 좋은 결실을 맺고 있다고 한다. 　박씨는 “회원과 더불어 전문가로부터 자주 배우고 다양한 재배기술을 동원해 우성오이작목회가 최고의 품질을 생산해 명품오이 주산지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011-397-3028.<공주=최인석>ischoi@nongmin.com [최종편집 : 2005/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