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수련으로 심신 다진다       단전호흡은 호흡을 통해 일상 생활에서 쌓이는 스트레스를 없애고 건강을 유지하는 수련법이다. 뇌호흡은 뇌 기능 활성화를 통한 심신 건강법으로 뇌에 맑고 신선한 기를 불어넣어 뇌의 에너지를 촉진시키는 것이다. 단전호흡·뇌호흡·기체조·명상 등의 기 수련도 웰빙 바람을 타고 있다. 기 수련은 기 체조, 명상, 단전 호흡, 뇌호흡 등을 포괄적으로 일컫는 수련법이다. ‘단월드’‘국선도’‘연정원’‘수선재’ 등 여러 수련 단체에서 기 수련을 받을 수 있다. 단체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보통 수련을 시작하기 전에 기 점검, 유연도 측정 등을 통해 건강 상태를 진단하고 그에 맞는 단계를 권유한다. 단월드 덕수궁 센터의 김선미 원장(33)은 “예전에는 암 등의 치료 목적으로 수련장을 찾는 경우가 많았는데, 명상과 웰빙 열풍으로 심신의 건강을 위해 찾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고 한다. 생명 에너지 통해 심신을 다진다 단월드에서는 특히 기를 단(丹)이라 부른다. 단은 기 중에서도 맑고 맑은 생명 에너지를 뜻한다. 단학은 이 고급 에너지를 닦고 익히면서 몸을 건강하게 만들고 마음의 평화를 통해 인격을 양성하는 우리나라 고유의 수련법이라고 김 원장은 설명한다. 단월드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는 김태형 씨(36)는 “단학 수련을 하면 기를 터득하게 되면서 육체적으로 자연 치유력이 극대화돼 몸이 살아난다”며 “내면 세계에 몰입함으로써 성격 또한 긍정적으로 변화된다”고 설명한다. 단학은 한마디로 ‘감각을 살리는 운동’으로 감각이 살아나면서 몸이 스스로 나쁜 것들을 차단하게 돼 자연 치유력이 극대화된다는 것. 단이나 기를 얘기하면 도인이 어두컴컴한 방에서 가부좌를 틀고 있는 장면이 먼저 연상되는데, 이러한 단전 호흡은 단학 수련의 일부일 뿐이다. 단학 수련에는 기체조·뇌호흡·행공·단공 등 많은 수련 과정이 있다. ‘기체조’는 동작·호흡·기의 흐름을 일치시켜 근육과 뼈와 인대를 당겨주는 체조로 몸과 마음을 이완시키는 수련 과정이다. 여러 가지 동작을 취하면서 하는 단전호흡을 ‘행공’이라 하는데, 호흡을 통해 기를 단전에 모아주는 수련이다. 이를 꾸준히 하면 단전을 중심으로 전신에 기운과 혈액의 흐름이 활발해진다. 기운에 따라 자연스럽게 춤을 추듯 몸을 움직이는 수련법이 ‘단무’이고, 단무 중에 기가 강하게 흐르면서 터져 나오는 무예 동작을 ‘단공’이라 한다. ‘뇌호흡’은 뇌 운동 명상법으로, 집중과 상상력을 통해 뇌에 맑고 신선한 기를 불어넣어 에너지 순환을 활성화시키는 것을 말한다. 뇌는 온몸을 제어하는 중앙 컴퓨터와 같아서 뇌를 비롯한 전신의 경락과 혈이 뇌호흡을 통해 활성화되고 깨어난다는 것이다. 뇌는 인체 중 에너지 사용이 가장 많은 기관으로, 뇌의 무게는 체중의 약 2%에 불과하지만 심장에서 나가는 피의 15%를 소비하고, 특별한 활동이 없을 때에도 호흡을 통해 들이마시는 산소의 20∼25%를 소비한다. 뇌에는 신체 각 부위를 통제하는 모든 중추와 신경이 모여 있으므로 뇌가 건강하면 몸이 건강해지는 것이다. 뇌신경 회로인 시냅스는 새로 생기거나 강화·퇴화될 수 있는데, 신경 전달이 활성화될수록 회로를 형성하고 있는 신경 세포는 늘어나고 회로가 튼튼해지지만, 쓰지 않는 회로는 막힌다. 즉 뇌는 쓸수록 발달된다는 것. 김 원장은 “뇌는 팔이나 목 등의 다른 신체 기관과는 달리 두개골 속에 싸여 있으므로 직접적으로 움직일 수가 없다”며 상상과 집중을 통한 뇌호흡 명상법을 통해서만 뇌의 활성화를 꾀할 수 있다고 한다. 뇌호흡을 비롯한 단학 수련은 성인은 물론 성장 발육기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특히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 바른 자세로 균형 있게 성장하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자기 성찰과 명상의 시간을 가짐으로써 가치관을 정립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또한 집중력과 창의력이 향상돼 학습 능력도 향상된다. 유성모 교수(고려대 정보통계학) 등이 뇌호흡 수련을 받은 실험 집단 138명과 수련받지 않은 통제 집단 144명을 비교 분석한 결과, 호흡 수련을 받은 학생들의 기억력과 직관력·감성 지수가 받지 않은 학생들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감성 지수가 3.9%, 단기 기억력이 16.6%, 직감력이 94.6% 증가됐다. 또한 이건호 교수(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등은 뇌호흡 수련을 한 남녀(23∼60세) 14명을 대상으로 뇌호흡 수련이 인체의 스트레스 호르몬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 분석한 결과 뇌호흡 후 베타엔돌핀·에피네플린·코티졸·카테콜라민 등의 스트레스 호르몬이 현저히 감소했음을 밝혀냈다. 이와 같은 효과 때문에 뇌호흡 수련을 통해 고혈압·암·치매 같은 각종 질병이 예방되고 발병 후에도 치유가 빠른 것이다. 또한 보통의 운동은 운동 에너지를 소모하면서 근육과 신체 기관을 단련하지만, 단학 수련은 에너지를 모으면서 하는 수련이기 때문에 수련을 오래 해도 피곤이 덜하다. 글·유재경 기자｜사진·김동진(자유기고가)｜도움말·단월드 (080-556-0001)｜사진 제공·도서출판 한문화‘단학’편집부 단전 호흡요령 단전 호흡은 단전에 의식을 집중한 상태에서 호흡을 통해 인체의 근원적인 기 에너지를 모으고 운전시키는 수련이다. 숨을 들이마실 때 고무풍선에 바람을 불어넣듯 명문(명치)에서 단전 쪽으로 기운이 들어와 배 전체가 부풀어오르도록 한다. 들이쉬기 숨을 들이쉴 때는 배를 내밀어주는데, 밋밋하게 앞으로 쭉 내미는 것이 아니라 명문에서 단전을 향해 아랫배를 45도 방향으로 여유 있게 내밀며 운동을 해준다. 숨을 들이쉴 때 기 에너지가 명문으로 들어와 단전을 향해 아래로 내려가는 에너지의 흐름을 상상한다. 명문은 구멍이며, 배는 기를 모으는 풍선이라고 상상하면서 단전에 기 에너지를 모은다. 이때 호흡은 억지로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배의 움직임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 내쉬기 내쉴 때는 풍선에서 바람이 빠지듯 기운이 단전에서 명문으로 빠져나간다고 생각하고 배를 안쪽으로 끌어당긴다. 이렇게 하면 아랫배에서 서서히 열감이 발생한다. 이때 열감이 나는 부위에 의식을 집중한다. 집중력이 강해짐에 따라 단전에서 기운이 발생한다. 단월드 수련장에서 만난 곽석근 씨 “7년 전에 위암으로 위 절제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밤에 코를 많이 곯아 코골이 측정을 받아보니 당뇨와 간 기능이 저하됐다고 하더군요. 1년 전에 수련을 시작했는데, 반 년 쯤 지나자 약을 끊을 만큼 건강해지고, 코 고는 게 없어졌습니다.” 곽석근 씨(62·서울 종로구 홍지동)는 60년대는 자전거를 타고, 70년대는 테니스, 80년대는 골프를 칠 정도로 운동으로 몸을 단련해 왔는 데도 암에 걸리고 말았다. 위암 수술 후에 무리한 운동을 피하다, 단학 수련을 시작하고부터는 콜레스테롤 수치도 낮아지고 몸도 훨씬 가뿐하고 좋아졌다. 예전에는 신장 기능도 안 좋아 몸이 자주 붓고, 잠을 자도 꿈에 시달려 자는 것 같지 않았지만, 지금은 붓는 증상도 악몽에 시달리는 일도 없어졌다. 또한 나쁜 것은 몸이 먼저 느껴, 고기와 술을 멀리하게 됐다. 소주 같은 독주는 입에도 못 대고, 피치 못하는 술자리에서는 술에 더운물을 타서 마신다. 또한 먼지 한 점 못 볼 정도로 꼬장꼬장하던 성격도 한결 여유로워져 가족들이 더욱 좋아한다고 곽씨는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