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멸강나방에 논밭 ‘초토화’    나주지역, 벼·옥수수등 마구 갉아먹어 ‘치명적’… 발병땐 즉각 방제를 “멸강나방 유충이 엄청나게 많아 논이 시커멓습니다. 아침에 발견됐는데 오후 들어 멸강나방 유충이 지나간 자리는 벼잎이 하나도 없습니다.” 23일 전남 나주시 봉산면 주성리 일대. 1~5㎝ 크기의 멸강나방 유충이 벼에 시커멓게 달라붙어 잎과 줄기를 갉아먹어치운 뒤 인근 논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었다. 이처럼 나주시 일부 지역에 중국에서 날아온 것으로 추정되는 멸강나방의 유충이 극성을 부리며 벼와 옥수수에 큰 피해를 주고 있어 철저한 예찰과 방제 등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나주시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지난 22일 나주시 공산면 옥수수 밭에서 올 들어 처음으로 멸강나방이 발견됐으며 5㏊가량의 옥수수밭이 큰 피해를 입었다. 이어 23일에는 봉황면 주성리 논에서 멸강나방 유충이 발견돼 이제 막 모내기를 끝낸 논에 큰 피해를 입혔다. 특히 봉황면에서 발견된 멸강나방은 휴경 논에서 서식해오며 알을 낳고 있으며, 부화된 유충들이 인근 논으로 세력을 넓혀가며 어린 벼를 뿌리만 남겨놓고 갉아먹어 벼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고 있다. 멸강나방 피해를 입은 최귀평씨(72·나주시 봉황면 주성리)는 “50년 농사를 지었지만 이렇게 많은 멸강나방은 처음 보았다”면서 “멸강나방 발견 하루도 안돼 1,200평 논의 절반가량이 수확이 불가능할 정도로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민경숙 봉황면 농업인상담소장은 “옥수수·벼 등 벼과 식물을 갉아먹는 멸강나방은 중국에서 날아오는 해충으로 국부적으로 발생하고 있는데 나주시에는 최근 수년간 발생이 없다가 이번에 2개 지역에서 발견된 것”이라면서 “멸강나방이 발생했을 때 적극 방제를 하지 않을 경우 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만큼 철저한 예찰 활동을 통해 나방이 발견되는 즉시 〈파단〉〈세배로〉〈엘산〉〈시디알〉 등 적용 약제로 즉시 방제에 나설 것”을 농가에 당부했다. 나주시농업기술센터 ☎061-330-85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