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값 고공행진의 장기화가 오히려 사육농가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암송아지값이 수송아지값을 훌쩍 뛰어넘은 지 오래고, 수소나 거세우 가격은 연일 신기록을 세우고 있지만 사육마릿수의 급증에 의한 가격파동이 예견되기 때문이다. 암송아지 가격이 높은 것은 무엇보다도 송아지를 생산하려는 한우농가가 늘어나고 있다는 증거다. 실제로 한우 사육농가는 지난 1년 전에 비하여 5,000가구가 늘었고, 한우 정액수요도 지난해보다 무려 30만개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 9월 말 현재 한육우 사육마릿수는 183만마리며, 이 중 한우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만마리가 증가했고 연말에는 200만마리에 육박할 전망이다. 출하체중의 증가로 1990년대의 사육마릿수로 환산하면 250여만마리로 추정된다. 사육마릿수 증가로 한우 파동이 11년 주기로 발생했던 점을 사육농가들은 예의주시해야 한다. 1985년과 1996년에 한우파동이 있었고, 2007년이 그 주기에 해당한다. 이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당장의 수익제고에만 매달리지 말고 소비확대와 입식을 자제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늦은 감은 있으나 최근 입식자금을 중단한 농협중앙회의 조치는 당연했다. 해외변수도 만만치 않다. 광우병 등으로 잠정적으로 수입금지된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재개 압력이 거세다. 호주산 냉장쇠고기의 수입 증가와 국내시장 잠식속도는 가히 폭발적이다. 이러한 한우산업을 둘러싼 국내외 여건을 고려할 때 지금 한우값의 고공행진에 따른 한우 사육마릿수의 증가는 분명 ‘빨간 불’이 아닐 수 없다. 한우고기의 과잉생산에 따른 소비확대 방안도 시급히 강구해야 한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도록 정부와 한우농가의 긴밀한 협조체제가 요구된다. [최종편집 : 2005/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