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붐 살려 우리밀 명맥 잇자”    생산량 3년새 4배이상 급증 … 소비는 정체 자급률이 1%도 안되는 밀이 재고가 넘쳐나고 있어 재고 처리를 위한 특단의 대책과 소비 확대 붐 조성이 시급히 요망되고 있다. ◆생산 ↑, 소비 ↓=농협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국산 밀 재고량은 총 6,646t으로 집계된다. 이는 5년 이내에 가장 많은 물량이다. 누적되는 재고량은 품질 저하와 보관료 상승 등의 문제를 수반하고 있다. 4월 현재 재고량 중 41인 2,748t은 2003년산 구곡으로, 업체들이 품질 저하를 핑계로 인수를 기피하고 있는 데다 보관료 또한 만만치 않게 들고 있는 것. 밀 재고량이 늘어나는 것은 재배면적이 꾸준히 느는 데 반해 수요량은 정체 내지 감소 추세를 면치 못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생산량은 2001년 2,841t에서 지난해에는 1만2,623t으로 무려 444가 늘었다. 재배면적도 같은 기간 915㏊에서 3,792㏊로 4배 이상 급증했다. 이에 반해 수요처는 보잘 것이 없다. 10곳 미만으로 추산되는 우리밀 제분·제과업체가 전부이며 소비는 몇년째 제자리걸음이다. 그나마 우리밀 가공업체도 외국산과의 가격차를 극복하지 못하며 시장에서 밀려 물량을 점차 줄여가고 있는 실정이다. 밀가루의 재료인 원맥의 경우 국산은 1t당 89만원인 데 반해 수입품은 22만원에 불과해 4배의 가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는 밀가루 완제품에도 그대로 이어져 국산(1㎏당 3,000원 선)과 외국산(1㎏ 800원 선) 가격 차이가 3.7배에 달하고 있다. 경남 진주에서 밀 3,000평을 재배하고 있는 손인규씨(70)는 “알음알음으로 다른 지역에 있는 우리밀 제분업체와 겨우 계약해 밀을 팔고 있다”면서 “이마저도 끊길까봐 판로가 늘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 웰빙 열풍으로 안전성이 보장된 우리밀 소비가 살아나지 않을까 고대하고 있다”면서 “정부와 농협 등이 소비 촉진에 앞장서주길 바란다”고 요망했다. ◆범국민적인 소비 붐 조성 절실=상황이 이러하자 농협이 최근 우리 밀국수를 보급하는 등 소비 확대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18일 직원들을 대상으로 우리밀 콩국수 시식회를 가지는 것을 시작으로 농협 판매장 등을 대상으로 우리밀 판매에 적극 나서 올해 안에 물량으로는 1만t, 금액으로는 170억원(밀가루 완제품 소비자값 기준) 상당의 수요를 창출시킨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소비자의 인식 전환에 따른 전국적인 붐 조성 없이는 장기적인 소비 확대는 물론 늘어나는 우리밀 생산기반을 끌어안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농협식품연구소 홍성희 농산물검정팀장은 “예전에는 우리밀 가공업체의 기술력 부족으로 우리밀 가공식품이 소비자로부터 외면받았지만 현재는 기술력이 상당 수준 보완된 상태”라며 “소비자 인식 변화만 따라준다면 외국산에 뺏긴 시장을 상당 부분 되찾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우리밀 빵·과자·라면 등 다양한 제품 개발과 함께 정확한 수요 분석에 근거한 중장기 수매계획 수립과 거래업체에 대한 판매계약 강화 방안도 우리밀을 살리는 지름길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소영〉 spur222@nongmin.com *잠깐-김병기 경남 진주 남부농협 조합장 “우리밀로 만든 국수를 농민조합원에게 공급할 생각입니다.” 우리밀 소비 촉진에 발벗고 나선 김병기 경남 진주 남부농협 조합장은 “안전하고 몸에 좋은 우리밀이 홍보 부족으로 소비가 안된다는 게 늘 안타까웠다”면서 “우리밀에 대한 조합원들의 입맛을 되살리는 것부터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조합장은 환원사업의 하나로 조만간 조합원들에게 우리밀 국수를 공급할 계획이다. 국수는 농촌 들녘에서 새참으로 제격인 데다 순수 우리밀로 만들어 농약 걱정을 하지 않아도 돼 농민 건강도 지키고 농업도 살리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설명. 김조합장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면서 우리밀 가공품은 천혜의 웰빙식품으로 각광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면서 “하지만 우리밀을 먹고 싶어도 어떤 제품들이 시중에 나와 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다양한 가공제품 개발을 위해 관련 기관에서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055-759-9721. 〈진주=김소영〉 [최종편집 : 2005/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