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A〈도하개발아젠다〉농업협상’ 올해 과제는    “유리한 세부원칙을 이끌기 위해 논리 개발 등 중요한 것 많지만, 협상과 관련한 모든 정보를 신속·정확하게 알려주는 홍보체계 마련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지난 설 연휴 기간, 제네바에서는 세계무역기구(WTO) 농업위원회 특별회의가 열렸다. 지난해 7월 기본골격이 합의된 이후로 네번째, 올해로는 처음 열린 도하개발아젠다(DDA) 농업협상이다. 팀 그로서 농업위원회 의장은 올해 7월 세부원칙 초안을 발표한다고 공언했고 그 때까지는 4차례의 특별회의가 더 열릴 예정이므로 지금 우리는 기본골격과 세부원칙 초안의 중간 지점에 와 있는 셈이다. 연말까지 세부원칙이 수립될 것인지를 예측하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다. 주요국의 정치적 의지와 국제역학관계 등 수많은 변수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정이 어떻게 되든지 협상에서 우리의 실리를 챙기고 국내 대책을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정확한 신호를 얻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이미 개최된 네차례 협상에서는 비교적 입장 차이가 작은 쟁점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되었다. 그러나 앞으로의 협상에서는 나라의 입장(수·출입국 또는 선진·개도국)에 따라 첨예한 입장 대립을 보이는 핵심쟁점들을 다루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여기에는 관세인하 방법, 민감 품목의 선정·취급, 관세상한선 설정 여부, 국내보조 감축 방법 등이 포함된다. 이들 의제를 다루기 위해 협상 일정이 추가되고, 다양한 고위급 회의도 이뤄질 것이다. 2001년 말 도하에서 각국은 △국내보조의 실질적 감축 △시장접근의 실질적 개선 △수출보조의 폐지를 전제로 한 감축에 합의했다. 지난해 7월에는 ‘무역왜곡적 국내보조는 많을수록, 관세율은 높을수록 더 큰 폭으로 감축한다’는 조화원칙에 합의함으로써 도하각료선언을 구체화시켰다. 지금의 협상은 이러한 합의 내용을 바탕으로 각국이 감축약속 이행계획서를 작성할 세부원칙을 협상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범정부 협상단은 다음과 같은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첫째, 모든 논의에서 활발히 의견을 개진하되 소수의 핵심 쟁점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기본골격에 명시된 ‘민감품목에 대한 신축성’ 확보는 가장 중요한 의제 중 하나다. 이에 대해서는 주요국 협의나 전체 회의를 막론하고 모든 논의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논리를 만들어야 한다. 둘째, 우리가 속한 그룹 국가들과의 공조에 빈틈이 있어서는 안된다. 다자협상은 기본적으로 그룹 간 협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조는 마지막 서명할 때까지 간다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협상의 진행 상황에 대한 홍보는 어쩌면 협상 자체보다 더 중요한 일일지도 모른다. 도하개발아젠다 협상은 양자협상인 자유무역협정(FTA)이나 쌀협상에 비해 정보를 공개할 수 있는 범위가 훨씬 크다. 신속·정확한 홍보를 통해서만 광범위한 여론 수렴과 대비책 마련이 가능하다. 농민, 정부 타부처,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홍보는 그 방법에 차이가 있을 것이다. 청와대가 홈페이지를 통해서 시행 중인 간단한 경품을 곁들인 퀴즈 방식은 벤치마킹해볼 만한 신선한 시도다. ☎02-3299-4381. 최정섭〈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jsupchoi@krei.re.kr [최종편집 : 2005/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