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법 개정 국민여망 외면말라    수년째 헛바퀴를 돌고 있는 학교급식법 개정 문제를 보면 정말 답답하고 한심스럽다. 학생들을 위해 우리의 우수농산물을 사용하자는 국민적 요구는 높기만 한데, 정부의 일부 부처에서는 납득 못할 이유를 들어 이를 외면하고 있다. 국회 회기마다 단골메뉴처럼 개정안이 상정되지만, 어쩐 일인지 번번히 폐기되고 만다. 학교급식에 문제가 없다면 이러한 개정 논의가 왜 필요하겠는가. 갈곳 없는 저급 농산물과 안전성조차 검증 안된 수입농산물이 점령해버린 학교급식이 학생들에게 맛있는 건강식이 될 리 없다. 식중독의 절반이 학교급식에서 발생한다니 학생들의 ‘급식 혐오증’이 당연하다. 한창 때의 청소년에게 즐거워야 할 학교급식이 ‘울며 겨자먹기’의 고역이 돼 버린 원인이 법에 있다면 마땅히 이를 바꿔야 할 것이다. 그런데 행자부와 외교부 쪽에서 우리농산물 사용 의무화가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위반된다며 제동을 걸고 있다.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벌써 의무화했고, 통상법전문가들도 위반이 아니라는데도 이런 납득이 안가는 이유만 강변하니 다른 속뜻이 있는지 의아스럽다. 우리의 우수농산물 급식조례를 제정한 지방자치단체를 대법원 제소까지 하면서 막는 곳도 다름아닌 우리 중앙정부였으니 실색할 일이다. 지자체의 우리 우수농산물 급식비용 일부를 지원하겠다며 농림부가 세운 예산을 재정경제부가 싹둑 잘라버린 것도 놀라울 따름이다. 위기에 처한 우리 농업과 농업인들은 우리의 우수농산물로 학생들의 건강을 지키고 올바른 식습관을 형성해야 한다는 사명감까지 갖고 학교급식에 많은 희망을 걸고 있다. 광역·기초 지자체마다 관련 조례제정을 하고 있고, 국회의원들은 물론 시민들까지 나서 국민운동본부를 결성해 학교급식법 개정안을 내놓고 있는 이런 범국민적 여망이 더이상 묵살돼서는 안된다. [최종편집 : 2005/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