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마을이 상품이며 브랜드 도시민에 추억·감동 팔자    여전히 농업을 농사 짓는 일로만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지만 이제 농업 생산만으로는 농촌을 지탱하기 어렵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 대안으로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이 농촌관광이다. 농촌관광을 통해 도시소비자들을 농촌으로 불러와서 농촌문화를 향유하고 농산물을 소비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우선 농특산물 생산과 판매를 중심으로 한 사업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연중 도시민을 불러들이는 체험 프로그램과 독특한 마케팅 전략도 필요하다. ‘농촌마을도 훌륭한 관광자원’이며, ‘마을도 상품이며 브랜드’라는 생각으로 마을 자체를 매력있는 상품으로 가꿔야 한다. 그러나 농촌관광에 주목하는 것이 소득의 관점에서만은 아니다. 농촌에서는 농산물만 파는 게 아니라 농촌체험을 통한 ‘추억과 감동’을 팔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단순히 도시민의 요구를 좇아 시설 중심의 볼거리만이 넘치는 소위 ‘관광지’를 개발해서는 안된다. 농촌관광은 도시소비자들에게 자연스럽게 농업과 농촌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계기가 되고, 농업인들에게는 소비자를 이해하고 경영마인드를 높이는 기회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인구 감소와 노령화가 심각한 현실에서 교류인구가 늘어나면 인구유입 효과와 함께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도 있다. 또한 도시민의 방문이 늘어나면서 농촌 주민들 스스로 환경과 문화를 쾌적하게 정비하고 보존하게 된다. 농촌이 새로운 휴양공간, 정주공간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농촌다움을 잃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농촌관광을 위해 주민들이 역할을 분담하고, 지속적으로 협의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공동체 문화를 형성할 수 있다. 무엇보다 농촌관광은 ‘도시민과 마음을 나누는 교류’라는 점을 주민 모두 공감하지 않으면 안된다. 도시민들과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교류가 필요하다. 문제는 사람이다.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빛나는 주민과 리더가 없다면 불가능하다. 과소화되고 노령화된 농촌이 극복해야 할 현실적인 어려움이다. 정부가 나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농촌 주민과 리더 육성프로그램을 지원해야 한다. 양적인 육성보다 농촌관광시장을 만들기 위한 제도 개선과 정책 발굴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농촌관광과 농촌어메니티는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지향할 가치이다. 단순히 물리적인 차원에서 시설을 정비하거나 매력적인 이미지를 창출하는 것을 넘어 궁극적으로 농촌에서의 삶 그 자체를 새롭게 디자인하는 것이다. 그래서 농촌은 매력적인 상품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서는 것이다. ☎02-3780-8269, 전자우편 serieco@seri.org 강 신 겸 〈삼성경제연구소 정책연구센터 수석연구원〉 [최종편집 : 2004/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