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농신보 기금통합 재고해야    정부는 기금이 부처별로 분산되어 방만하게 운용되는 것을 방지하고, 운용 효율화를 위하여 기금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농가가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는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농신보)의 통합도 포함돼 있다. 그런데 농업부문은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 등으로 시장개방이 확대되면서 시장시스템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동시에 경쟁력 확보 차원의 규모화를 위해 시설투자를 늘려야 하는 부담도 안고 있다. 그만큼 신용위험을 보완해주는 제도가 절실한 실정이다. 원칙적으로 이러한 위험은 거래주체인 농가가 직접 담당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렇지만 농업부문은 농가가 이를 해결하기 어려운 시장실패가 존재한다. 농가의 자산구성을 보면 농지·농업용 시설물 등 자산 고정성이 높은 것들이다. 농가는 많은 시설투자를 했더라도 시장에서는 그 가치가 올바르게 평가되지 않는 시장실패가 발생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농업부문의 신용보증에는 정부가 개입하여 사업성 위주로 자금이 배분되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 추세이다. 별도의 농업금융기관도 마련하고 있다. 농업금융시장은 그만큼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도 농업부문 신용보증제도를 통합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농가의 신용 이용에 많은 제약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농신보는 기금통합보다는 운용 합리화를 추진하는 것이 더 시급한 실정이다. 지금도 농가는 농신보 운용에 대해 많은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농신보가 사업성을 따지지 않고 후진적 금융관행인 담보가치에 근거해 신용보증을 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사업성 평가보다는 연대보증을 더 요구하고 있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농신보는 개별농가 책임으로 사업성과 자산평가에 따라서 신용보증을 하여야 한다. 사업성 평가에 어려움이 있다면 농가자산의 평가로 시장실패를 보완하는 것이 좋은 방안이다. 농가가 소유하고 있는 자산은 농가가 느끼고 있는 사적 가치와 경매 등 처분할 때의 시장가치가 일치하지 않는 것을 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농신보가 연대보증을 요구하기보다는 직접 담보를 50 정도 설정하고 신용보증을 하는 방식으로 개편되어야 한다. 특히 농지은행과 관계를 강화하여 농가가 가장 많이 소유하고 있는 농지의 담보가치를 보다 높게 평가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농지는 소유와 이용제한으로 시장가치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 농신보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 농가는 금융거래 이외에도 시장에서 많은 신용위험에 직면하고 있다. 도매시장 의존도가 낮아지고, 소매점과 직거래가 확산되면서 거래 안전성이 농가를 위협하고 있다. 농가는 많은 거래처의 신용상태를 직접 파악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신용위험에 대한 정보는 이행보증 등으로 객관적인 금융기관이 제공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다. 농가가 시설물을 설치하는 데 있어서도 시공업체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이제는 농신보가 신용위험 이외에 농업부문 거래에서 발생하는 거래위험을 보완해 주는 부문으로까지 그 역할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한 실정이다. 기금의 고유한 특성을 고려할 때 농신보는 반드시 유지돼야 하며, 앞으로 운용을 합리화시키는 쪽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황 의 식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