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조합원 여러분! 얼마나 분통이 터지십니까? 또 얼마나 피울음을 토해내고 계십니까?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그것만은 절대 안 된다고 했건만 정부는 기어이 일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정부는 전면적인 쌀 수입개방을 숙명으로 받아들이겠다고 합니다. 여기에 더하여 이제까지 알량하게 생산비 몇 푼 달랑 보전해주는 것으로 온갖 생색을 내는데 앞세운 쌀 수매제도마저 폐지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정부는 농업이 규모화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농업도 이제는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은 자들만이 할 수 있는 <업>이라고 부르짖습니다. 이러할 때, 땅이 없거나 아주 조금 가지고 있는 떨거지 농민들은 지금 당장 도시에 나가 노숙자로, 부랑자로 살아갈 준비를 해야 한다고 아무런 거리낌없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농민조합원의 아니, 농민 형제들의 설움까지 남김없이 보듬어 안습니다. 그리고 정부에 분명하게 우리의 입장을 전하고자 합니다.                           그렇게 먹고 싶으면    정부·위정자 너희들이나 외국쌀로 삼시 세끼 밥 지어 먹어!!! 농민 형제 여러분! 어디 우리만 잘 먹고 잘 살자고 쌀 수입개방 하지 말자고 한 것입니까? 어디 농민 형제 여러분들이 일 년에 일 억 넘게 벌게 해달라고 생떼를 쓰고 있는 것입니까?  다른 맘 안 품고 그냥 평생을 묻고 바친 논밭에서 일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고, 기왕이면 우리네 자식들 우리네 땅에서 기른 농산물로 음식 만들어 먹을 수 있으면 됐다고 하는 것인데 그게 그렇게 큰 욕심이고, 심지어는 용서받지 못 할 죄라니 억장이 무너질 뿐입니다. 이미 우리의 갈 길은 정해졌습니다. 농민형제 여러분들과 함께 나서겠습니다. 정부를 호통치고, 오는 9월 10일 서울에 직접 올라가 그 멱살을 움켜쥐고 댓 거리 한판 벌이는 것까지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더 이상 정부에 내맡겨 가지고서는 안 될 일이기에 우리 농업협동조합이, 협동조합 노동자들이 팔을 걷어 부치고 앞장서겠습니다.                             전국농업협동조합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