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의 축소판’ 발 꾹꾹 눌러주면 건강 ‘쑥쑥’    새신랑을 매달던 풍습이 있다. 지금은 보기 어려워진 이 풍습은 신부의 집에서 첫날밤을 지내기 전 새신랑의 발바닥을 다듬이 방망이나 북어로 때리는 것. 이는 그저 신부를 데려가는 데 대한 아쉬움뿐 아니라 발에 건강이 숨어 있는 것을 알고 있던 우리 선조들의 지혜로운 전통이다. 발은 ‘인체의 축소판’이라 할 정도로 각 기관과 연결된 수천개의 신경과 혈관들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곳이다. 전문의들은 농업인들처럼 오랫동안 서서 작업하거나 쪼그려 앉아 있으면 발에 혈액이 몰려 쉽게 피로를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특정한 질병을 앓는 경우에도 발에서 증상이 나타나 효과적인 발관리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발을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발바닥 자극으로 신선한 혈액은 심장으로 보내고 탁한 혈액은 신장을 통해 배출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혈액순환의 원리를 이용해 발 마사지를 하거나 몸의 아픈 부위와 상응하는 발의 부위를 자극해주는 발 반사요법을 사용할 경우 각종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까지 할 수 있다. 한방에서는 대체로 엄지발가락은 머리, 둘째와 셋째발가락은 눈, 넷째와 새끼발가락은 귀, 발 한가운데 우묵한 부위는 복부, 발꿈치는 생식기, 발 안쪽은 척추, 발 바깥쪽은 어깨·무릎과 상관관계를 가진다고 본다.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정석희 교수는 “발을 마사지하면 대응하는 장기가 자극되고, 굳이 대응부위를 모르더라도 발바닥에 분포된 50여만개의 혈관과 조직을 자극함으로써 혈액순환을 촉진할 수 있다”며 “틈나는 대로 발을 마사지하는 것은 손쉽게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라고 말했다. *발마사지 이렇게 발 마사지에는 20여가지 방법이 있는데 발을 손으로 감싸쥐고 몸 쪽을 향해 강하게 밀어올리며 발 쪽으로 내려올 때는 힘을 빼는 것이 기본. 또한 한 번에 3~4차례씩 1분 정도가 적당하며 한 부위를 집중해서 5분 이상은 마사지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마사지할 때는 핸드크림이나 베이비오일 또는 바셀린 등을 살짝 발라서 발을 자극할 때의 마찰을 줄여야 한다. 또 엄지와 검지, 손가락 관절을 이용하는 것이 좋으나 힘들면 끝이 뭉툭한 막대기를 사용해도 효과가 있다. 마사지 순서는 다음과 같다. ⑴왼발부터 시작해 신장·수뇨관·방광·요도의 대응부위를 주무른다. ⑵엄지발가락부터 새끼발가락까지 발가락 옆구리와 발가락 사이까지 구석구석 주물러준다. ⑶발바닥 전체를 발가락에서 뒤꿈치 쪽으로 주물러 간다. ⑷뒤꿈치에서부터 발과 정강이 안쪽을 주물러 올라가 무릎 위 10㎝까지 마사지한다. 오른발도 같은 순서로 주무른다. 이렇게 양발 마사지가 끝나면 따뜻한 물 500㏄ 정도를 마시고 따뜻한 수건이나 담요로 발을 감싸 보호하고 걷는 것을 피해야 한다. 따뜻한 방안에 있으면 혈액순환에 더욱 좋다. 이와 함께 따뜻한 물에 소금을 넣은 다음 발을 5~10분 정도 담가 근육을 풀어주고 발바닥 곳곳을 2~3초가량 3~4차례 반복해 문질러주면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식사 후는 1시간 30분 정도 지난 다음에 마사지해야 몸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 또 발에 상처가 있거나 임산부의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