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얼마 전만 해도 농사를 짓는 농민들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울 만치 긴 장마비가 내리더니, 이제는 10년 만에 다시 찾아왔다는 무더위가 온 들녘을 밤낮으로 삶아대는 곤욕스런 일기 불순의 징조가 더욱더 우리 농민들의 미래를 걱정케 하고 있습니다. 우리 지역 순창을 사랑하고, 특히나 쌀 농업 중심의 지역 특성을 살펴 보다 더 아름다운 농촌을 발전시켜 내기 위해 다양한 관심과 참여를 아끼시지 않는 지역 어르신들과 각기 단체 및 기관 구성원 여러분들께 순창군농민회에서 본 사이트를 통하여 최근 농산물 수입개방과 관련하여 식량주권 독립 선언운동을 전개함에 있어 긴급 협조문을 타전하는 바입니다. 지금 쌀을 생산하는 농민들은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되고 WTO-DDA 등 쌀 관세화유예 협상이 진행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 농업 위기 상황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을 비롯한 9개국과 쌀 재협상이 9월 30일을 기해서 마무리되고 정부가 그동안의 협상내용을 전격적으로 발표하는 날, 우리 농업·농민들은 억장이 무너지는 최악의 농업 몰락을 눈앞에 두고 있는 현실에 놓여 있습니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사회는 식량안보가 나라의 운명을 결정짓는다고 합니다. 때문에 선진국일수록 식량자급율을 높여내기 위해 많은 재정지원과 함께 농업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조처들을 만들고 법제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국가 차원에서의 지원과 지방정부 차원에서의 방책들을 강구하고 있는 것이 그들의 최대 관심사입니다. 이에 우리도 세계 모든 나라들은 자국의 안보와 직결된 식량문제를 자체적으로 결정할 권리를 가지고 있으며, 그 어떤 국제적 규약보다도 우선하여 자국의 식량 안보에 위협이 되는 일체의 규약에 대해 거부할 권리가 있다는 '식량주권선언' 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쌀 관세화유예 협상은 우리나라의 식량주권을 결정짓는 참으로 중대한 협상입니다. 이번 협상에서 쌀 개방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우리나라는 영원히 식량주권을 상실하고 또다시 식민의 고통을 겪어야 할 것입니다. 순창군민 여러분! 우리 농민들은 쌀을 지키기 위해 순창군내 모든 농민·사회단체와 '순창군 우리농업지키기 운동본부'를 구성하여 우리 지역주민 스스로 쌀 개방에 대한 찬·반을 묻는 순창군민 투표를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7월과 8월 초순에 순창군 전지역 마을에서 쌀을 중심으로 식량의 중요성을 알려내는 주민 대상 좌담회를 개최하고 8월 13일(가일정)에는 군민투표를 하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그리고 전 국민과 함께 식량주권을 지켜내기 위해 쌀개방 여부를 국민투표로 결정하자는 국민청원을 위해 9월 10일 순창에서 대규모 군민대회를 개최할 계획입니다. 이와 같이 식량주권을 지키는 일은 순창을 사랑하는 모든 주민이 다함께 참여해 주셔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쌀을 지키는 일은 농민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 전 국민이 먹고 살아가야 할 절대적으로 필요한 식량을 지켜내는 일입니다. 존경하는 순창군민 여러분! 2004년 이후에는 어느 누구도 국민의 식량과 농민의 몰락에 대해 책임과 확신을 갖을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이 예견되고 있는 만큼 군민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동참과 공감 속에서 식량주권을 실현해낼 수 있도록 다함께 협조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2004년 7월 26일 순창군농민회 회장 김광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