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모종때문 고추농사 망쳐” 순창 풍산면 농가들 피해호소 … 육묘장 “책임없다” 발뺌   “엉뚱한 고추 모종을 공급받아 농사를 망쳤는데도 육묘장은 책임을 회피하고 있으니 답답할 뿐입니다.” 6일 전북 순창군 풍산면 죽곡리의 고추 재배 시설하우스 안. 이맘때면 주렁주렁 맺힌 열매가 한창 익어가야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고추 모종은 키만 무성하게 자란 채 열매를 맺지 못하고 있다. 얼마 안되는 열매조차도 크기가 엄지손가락보다 작은 데다 씨앗도 없어 사실상 상품성을 잃어버렸다. 고추를 재배한 최상필씨(44)는 “4월 초순께 장수군의 한 육묘장에 〈슈퍼비가림〉 품종을 주문했는데 엉뚱한 고추 모종이 배달돼 이런 일이 발생했다”며 “이때쯤이면 한뼘 이상 되는 고추가 20~30개는 붙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고추는 린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최씨는 또 “이같은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농가만 근처에 다섯명이 더 있고, 피해 면적이 2,000평에 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런데도 고추 모종을 공급한 육묘장에서는 농가에 공급한 모종이 자신들이 키운 게 아니라 경북 김천에 있는 다른 육묘장에서 가져왔기 때문에 품종이 바뀌었는지 알 수 없다며 보상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최씨는 “주문한 품종인지 확인을 위해 한 육종연구소에 검사를 의뢰한 결과 동일 품종이 아니라는 판정을 받았다”며 “육묘장의 과실이 분명한 만큼 피해 보상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순창=성홍기〉 hgsung@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