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분뇨는 유용한 자원인가, 기피 대상 오염원일 뿐인가. 축산농들의 최대 골칫거리인 가축분뇨가 우리 축산업 발전의 큰 장애물로 부각되면서 이에 대한 인식 전환과 해법 찾기가 절박한 과제로 등장했다. 가축 사육마릿수 증가에 따라 가축분뇨 발생량도 매년 늘어 2005년엔 4,184만t, 2006년 4,391만t, 올해는 4,500만t을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해 쌀 생산량 468만t의 10배에 육박하는 분량이다. 자연순환농법에 따라 대부분의 가축분뇨를 퇴·액비로 만든다지만 아직은 경종농가들이 사용을 꺼려 처치곤란인데다 처리비용과 악취로 인한 민원도 만만치 않다. 게다가 정부가 2012년부터 가축분뇨 해양투기를 전면 금지함에 따라 축산업을 포기하지 않는 한 가축분뇨를 자원화하는 길밖엔 선택의 여지가 없게 되었다. 지난 10여년간 정부가 축산분뇨 처리시설 지원 등에 1조원 이상을 투자했지만, 아직도 큰 성과를 못 거두고 있다. 그 이유는 우선 축산·경종농가들이 가축분뇨가 유용한 자원이라는 확고한 인식 전환을 못한 데다, 악취 없는 양질의 퇴·액비를 제조할 완벽한 시설과 제품도 미비하기 때문이다. 축산분뇨 자원화가 정착되려면 우선 축산농가들의 공동처리시설 확대와 양질의 퇴·액비 생산이 관건이지만, 경종농가들이 이를 믿고 쓰도록 홍보를 강화하고 공동판매에 나서는 상생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경기 파주축협이 양질의 퇴비를 생산·공급하고 탄현농협의 조합원들이 정확한 시방서에 따라 이를 사용한 후 생산된 농산물을 공동판매하는 사례 등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가축분뇨 처리에 자연순환농법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선진국처럼 악취 없이 완전 발효시켜 가스로 쓰고 남는 것을 자원화하는 실용기술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식전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