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당국 “개방·예산 고려 내려야”…농업계 “물가 등 감안 현행대로” 쌀 직불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목표가격(현재 80㎏ 한가마당 17만83원)을 둘러싼 논란이 점차 가열되고 있다. 2008년산 쌀부터 적용하게 될 목표가격이 어떻게 정해지느냐에 농가 소득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목표가격 내려야=기획예산처는 쌀시장 개방 충격 완화와 정부 예산 문제 등을 감안해 목표가격을 점차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농림부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이다. 정부의 이 같은 입장은 현행 ‘쌀 소득 등의 보전에 관한 법률’에도 근거를 두고 있다. 이 법률엔 최근 3년간 쌀값 평균이 그 이전 3년 평균값보다 낮으면 목표가격도 하향 조정되도록 설계돼 있다. 만약 이렇게 되면 내년부터 적용할 쌀 목표가격은 지금보다 5.2％ 낮은 16만1,265원이 된다. 이는 현행 목표가격 산정 때 고려한 3개연도(2001~2003년) 수확기 쌀값 평균보다 그 이후 3개연도(2004~2006년) 평균 가격이 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농경연은 목표가격을 5.2％ 낮출 경우 고정과 변동을 합한 쌀 직불금 소요예산이 2006년 1조1,224억원에서 2008년 6,932억원으로 줄었다가 2009년부터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소한 현행 유지해야=농업계와 상당수 국회의원들의 입장이다. 쌀 직불제의 목표가 실질적인 농가소득 안정에 있는 만큼 향후 목표가격을 정할 때는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최소한 현행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직불금 소요 예산엔 큰 문제가 없다는 지적이다. 직불금 총액이 2008년 9,046억원(변동직불금 2,114억원 포함), 2010년엔 1조3,352억원(〃6,494억원 포함)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농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가 연간 사용할 수 있는 변동직불금 규모가 1조4,000억원 정도임을 고려할 때 도하개발아젠다(DDA) 농업협상에서 직불금 규모가 대폭 축소되지 않는 한 목표가격을 현행대로 유지해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농업계의 입장은 법률 개정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한나라당 홍문표 의원은 목표가격을 당분간 그대로 둔 채 직불금 지급 기준을 목표가격과 산지 쌀값 차액의 85％에서 100％로 상향조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 ‘쌀소득 등의 보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조만간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최종 결정은 국회가=현행 쌀 목표가격은 2005~2007년산 쌀까지 적용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연말까지 국회의 동의를 받아 새로운 목표가격을 정해야 한다. 정부는 현행 법률에 따라 산출한 목표가격 16만1,265원을 토대로 여론 수렴 등을 거친 뒤 정부안을 확정,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그럼 국회는 어떤 결론을 내릴까.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향후 목표가격이 지금보다 낮아질 경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충격과 맞물려 농촌경제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게 전반적인 분위기”라며 “정부가 정기국회 때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상정할 예정인 데다, 연말 대통령 선거와 내년 총선도 다가오고 있어 목표가격을 내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준호·김상영 기자 jhchoi@nongmin.com [최종편집 : 2007/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