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철을 맞은 복분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듯 ‘정력’에 좋은 식품이다. 평소 허약했던 아이가 복분자를 먹고 오줌 줄기로 요강을 엎었다거나 노부부가 복분자를 먹고 뒤늦게 자식을 보았다는 이야기 등은 복분자를 설명할 때 항상 따라다니는 것으로 어느 것이나 복분자가 기력을 높여주는 열매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름 또한 ‘항아리를 엎을 만큼 원기를 높여주는 열매’라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동의보감〉에도 복분자는 ‘남자의 체질이 허약해 정력이 떨어진 것을 치료하고, 여성의 임신을 도와주고 피부를 곱게 만들어 준다’고 나와 있다. 한방에서도 정력 감퇴·조루증·발기 부전에는 복분자를 주 원료로 한 처방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효능은 현대 과학에서도 입증이 돼, 백병걸 전북대 교수는 실험용 쥐에게 복분자 즙을 5주간 투여한 결과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16.1배나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처럼 정력을 돋우는 대표 음식으로 꼽히다 보니 마치 그것만이 전부인 듯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 밖에도 뛰어난 효능이 많은 식품이 복분자다. 예부터 복분자는 시력을 보호해 눈을 맑게 하고 흰머리가 생기지 않게 한다고 했다. 특히 〈본초강목〉에는 ‘신경쇠약으로 인한 시력 감퇴와 야맹증에 효과가 있고, 간을 보호하고 신장의 기능을 도와준다’고 나와 있다. 김선여 경희대 동서의학대 교수는 실험용 쥐를 통해 복분자가 요산을 제거해 통풍·관절염의 치료와 예방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신경독소물질을 억제시켜 치매 및 뇌졸중에 의한 중풍의 예방과 치료에도 효과가 탁월하다는 것을 밝혀냈다. 복분자는 또 폴리페놀 성분이 풍부해 고혈압·협심증·심근경색·동맥경화 등의 예방과 치료에도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 밖에 복분자에 함유된 타닌은 유해성분이 흡수되는 것을 막고 몸 속 노폐물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복분자가 비타민 C보다 2.5배나 높은 항산화효과를 나타내 질병을 예방하고 노화를 억제하는 것은 물론 위염이나 위궤양을 일으키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을 제거해 암을 예방하는 식품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런 효능은 복분자에 들어 있는 안토시아닌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안토시아닌은 잘 익은 열매의 검은 색소에서 추출되는 것으로 항궤양 기능·관절염 완화·시력 향상·기억력 증진 등의 기능이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최근 대한암예방학회에서도 암을 예방해주는 식품 가운데 하나로 복분자를 꼽기도 했는데, 특히 대장암 세포를 죽이는 효과를 발휘해 대장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그리고 기력이 떨어져 쉽게 지치는 날이 많다면 복분자를 눈여겨보자. 이인아 기자 inahlee@nongmin.com [최종편집 : 2007/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