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호 농협 축산유통부 차장 최근 소비자시민모임의 주요국 생필품 가격 조사 발표자료를 토대로 일부 언론은 우리나라의 쇠고기값이 가장 비싸다는 보도를 했다. 이 같은 발표 내용은 소비자 입장에서 오해를 살 수 있는 부분이 있어 문제를 지적하고자 한다. aT(농수산물유통공사)에서 서울 및 광역시에 있는 7개 대형마트 매장을 대상으로 조사, 발표하는 쇠고기값을 보면 3월14일의 경우 호주산 등심 냉장육 평균값은 1㎏당 3만7,514원이다. 또 냉동육 등심값은 1만2,350원으로 나타났다. 호주산 수입 쇠고기가 스테이크용 등심이라 하더라도 매장 위치나 규모·등급을 비롯해 냉장육인지, 냉동육인지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게 난다. 그러나 소시모 발표 자료는 어느 매장을 조사대상으로 했는지는 밝히지 않아 비교적 높은 값이 형성된 매장의 판매값을 발표한 것 아닌가 추정된다. 가격 통계자료는 조사 매장의 대표성 등 적절한 표본을 확보해 발표해야 한다. 그런데도 소시모는 단지 3개의 매장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특히 국내 전체 쇠고기 판매물량 가운데 2.3％밖에 차지하지 않고 소비자 선호도도 제일 높은 등심에 대해 가격을 조사, 발표했다. 서울 강남의 아파트값이 우리나라 아파트의 대표 가격이라 할 수는 없다. 국가 간 아파트 가격을 비교할 때 같은 평형만 갖고 조사한다면 조사 기준에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있겠는가. 일본의 축산물 가격 조사기관인 농축산업진흥기구에 따르면 일본인 선호도가 가장 높은 부위는 채끝 스테이크용으로, 지난 1월 평균가격은 1㎏당 3,820엔(약 3만560원)이다. 같은 채끝 부위라도 비싼 곳은 무려 2만엔(약 16만원)에 팔리는 곳도 있다. 공식적인 통계자료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기준이 세부적이어야 하고, 유사한 환경을 가진 대상이 서로 비교돼야 한다. 통계는 잘 활용하면 약이 되지만 잘못 이용하면 독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최종편집 : 2007/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