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등 농축산물시장 개방 확대로 그 어느 때보다 광우병 등 수입 축산물에 대한 안전 검증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고 또 비싼 돈을 주고 사먹는 농축산물이지만 그것이 국산인지 외국산인지조차 구분되지 않는 상황이 오늘 우리가 처한 현실이다. 소비자와 생산자들이 원산지 의무표시 대상품목을 주요 농축산물로 대폭 늘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해당 부처인 보건복지부가 난색을 표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이유는 분명하다. 복지부가 제도의 확대 시행을 바라지 않는 요식업자들의 눈치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원산지표시제가 처음 도입될 때도 한국음식점중앙회의 로비로 보건복지부와 국회 복지위 의원들이 제동을 걸어 2001년부터 4년 동안 법이 통과되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연말 대선과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도시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이 요식업자들의 입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복지부가 고개를 젓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이 어느 때인가. 한·미 FTA 등 잇따른 정부의 개방정책으로 농축산 분야는 국가 전체의 이익을 위해 엄청난 희생을 감수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수입 농축산물이 공정하게 유통되도록 하는 최소한의 제도 마련마저도 상인들의 이익을 위해 외면한다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원산지표시 의무품목 확대 외면은 상인들의 둔갑판매와 허위표시를 조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때마침 권오을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장이 쇠고기와 쌀은 물론 돼지고기·닭고기·김치류·수산물 등 주요 농축산물로 의무표시를 확대하고 처벌 수위도 높이는 식품위생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보건복지부는 개방화 시대 소비자들의 건강과 알 권리를 보호하고 농민들이 외국산과의 차별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음식점 원산지 의무표시 대상 확대에 적극 앞장서야 할 것이다. [최종편집 : 2007/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