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1일부터 시행된 음식점 식육원산지표시제가 규제 완화와 단속권 파행 등 제도미비로 유명무실해질 공산이 커 농업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오랜 숙원사업인 이 제도 시행을 위해 지난해 11월30일 식품위생법 개정안이 통과되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은 농업계로서는 실망 또한 너무 크다. 그 이유는 우선 농림부가 식육원산지표시제 대상 음식점 규모를 현행 300㎡(약 90평)에서 200㎡(약 60평) 이상으로 확대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보건복지부가 이를 묵살한 데다 표시위반 과태료마저 대폭 인하했기 때문이다. 식육원산지표시 위반은 신용을 중시하는 대형음식점보다는 군소의 작은 음식점에서 빈발한다는 점에서 대상 축소나 과태료 인하는 실효성 자체가 의문시된다. 지나친 규제에 따른 민원과 영업 위축을 우려할지 모르지만 공정거래가 원칙인 만큼 주무부처인 복지부가 이 제도의 취지보다는 시행 자체에 반발해 온 음식업계의 권익을 앞세우는 듯하다. 또 다른 문제는 식육원산지표시 위반 단속권을 식약청이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에 일임하고 전문기관인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을 배제한 사실이다. 실제 지난해 식육원산지표시 단속실적은 농관원이 95.5%인 1,751건인 데 비해 지자체는 4.5%에 불과했다. 원산지표시 단속은 단순히 표시 여부를 점검하는 게 아니라 문제 발생 시 식육 유통단계부터 음식점까지의 경로 추적과 과학적인 검증 시스템이 필수임에도 전문기관을 배제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행정관할이 다를 경우 단속도 문제지만 특히 소도시의 경우 선거를 의식하는 지자체장이나 공무원들이 뻔히 아는 음식점들을 안면몰수하고 단속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모처럼 유통질서 확립과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시작된 이 제도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려면 시행대상 업소 확대와 농관원에 단속권을 부여토록 관련 법규를 재개정해야 한다. [최종편집 : 2007/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