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영 장수농협 조합장 지난해 6월 서울·경기 지역에서 발생했던 학교급식 식중독 사고는 학교급식에 있어 우리 농산물 공급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된 일대 사건이었다. 학교급식에서 국내 농산물 공급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건강한 신체보전은 물론 올바른 식습관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우리 농산물의 소비촉진을 통한 국내 농업 발전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학교급식 식재료 공급 기준이 ‘제철에 지역에서 나는 농산물’로 점점 더 구체화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제철에 지역에서 나는 농산물’의 학교급식은 안전한 식재료 공급 차원의 문제를 넘어서 지역의 환경과 문화가 담긴 먹을거리를 어린 학생들에게 제공한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또 우리 풍토에 맞게 아이를 건강하게 기르고 더 나아가 지역농업과 경제 발전에도 적지 않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관점에서 지난해 11월 농어업·농어촌특별대책위원회가 제시한 ‘학교급식 지원센터’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는 학교급식 담당자와 지역 생산자조직 및 지역농민의 의사소통을 통해 그동안 상호간 이해 부족으로 구체성이 결여된 막연한 불신을 해소하는 등 학교급식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는 협력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생산자조직으로서 지역농협은 학교급식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했다. 학교급식에서 요구하는 식재료 기준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고 공급시스템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학교급식 납품을 희망하는 조합원들에게 현실적인 어려움만을 강조했던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지역농협과 농민도 학교급식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보다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학교도 제철에 지역에서 나는 지역 농산물의 생산현황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지역 농산물 생산정보가 담긴 식단을 작성하는 등 학교급식의 질적 향상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학교급식은 어느 일방의 희생과 부담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해당 지역의 주요 당사자들이 마땅히 책임지고 함께 개선해나가야 할 일이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 지역 학교급식의 문제점이 무엇인지에 대한 작은 논의에서부터 출발해 중·장기적 개선과제를 차근차근 추진해야 한다. 그 첫걸음으로 우선 우리 지역에서부터 제철에 지역에서 나는 농산물을 활용한 학교급식의 모범을 만들어나갈 것을 제안한다. 농민신문 [최종편집 : 2007/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