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의원도 집회 참석 “양국 국민에 도움 안돼” 미국 워싱턴에서 5일 시작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1차 본협상이 9일 끝났다. 지난 7~8일 협상기간 중에 벌어진 반(反)FTA 시위 등을 종합한다. ○…FTA 반대 원정시위대는 8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삼베로 된 상복을 입고 상여까지 동원해 다국적 곡물회사인 카길사를 비판하는 ‘모의장례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이날 오후 1시께 IMF(국제통화기금) 건물 인근의 뮤로공원에 모여 미국 투자회사 론스타를 비판하는 집회를 가진 데 이어 상여를 메고 한개 차로를 차지한 채 FTA 반대구호를 외치며 1㎞를 행진, 카길사 건물 앞에서 40여분간 카길사 모의장례 시위를 했다. 시위대는 “한·미 FTA가 체결될 경우 다국적 곡물회사인 카길사에 의해 한국 농업은 잠식되고, 식량주권을 빼앗기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시위대는 또 이날 오후 5시 FTA 협상장인 USTR(미국 무역대표부) 앞에서 인간 띠잇기 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원정시위대는 7일 미국 하원 의사당에 인접한 펜실베이니아 거리의 마켓광장에서부터 백악관 앞까지 3시간여 동안 삼보일배 시위를 펼쳤다. 40여명의 시위대는 ‘다운 다운(Down Down) FTA’라는 구호와 함께 삼보일배 행진을 벌이면서 행인들에게 ‘삼보일배란 무엇인가’ ‘삼보일배를 하는 이유’ 등을 담은 영문으로 된 전단지를 나눠주기도 했다. 시위대는 이에 앞서 미국 하원 캐넌빌딩에서 FTA 반대 집회를 가졌다. 이날 집회에는 미국 민주당의 로버트 쿠시니치 의원(오하이오 주) 등 5명의 의원들이 참석해 한·미 FTA에 대한 반대 의견을 밝혔다. 쿠시니치 의원은 “이 협정은 양국 국민, 특히 농민과 노동자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고 대기업들에만 이로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쿠시니치 의원은 원정시위대에 참가 중인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냈다. ○…김종훈 한국 측 수석대표는 7일 브리핑에서 “민감성을 지켜내야 할 부분이 많은 농업과 SPS(위생 및 검역기준) 분과에서는 통합협정문 마련에 실패했다”고 밝혀 농업분과에서 양측 간 이견이 컸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협정문 마련에 실패한 것과 관련, “우리 측 논리가 정연하다”면서 “SSG(특별긴급관세)와 TRQ(저율관세할당)제도 두가지는 꼭 필요하다는 우리 측의 일관된 주장을 미국 측이 거부할 명분이 없다”고 밝혔다. ○…미국의 일부 경제연구소들은 한·미 FTA 협상 타결이 지극히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워싱턴에 소재한 IIE(국제경제연구소)는 ‘한·미 FTA 협상’이란 보고서를 통해 “한국이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을 끝까지 고집하면 협상 자체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밝혔다. 국제정치 컨설팅 업체인 유라시아그룹도 “양국 간 협상 타결은 매우 어려운 국면에 놓여 있다”며 “농산물·쇠고기·개성공단 제품 등 핵심 이슈에 대한 논란으로 협상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9일 오후 서울 광화문 KT 앞에서 ‘FTA 거리장례식’을 갖고 미국과의 FTA 협상 중단을 거듭 요구했다. 이들은 “농민·노동자 등 민중의 삶을 피폐하게 하는 한·미 FTA는 즉각 폐기돼야 한다”며 한·미 FTA의 사망을 상징하는 상여를 짊어지고 조의를 낭독하는 장례 시위를 벌였다. 운동본부는 이에 앞서 이날 오전 확성기가 달린 차량 10대를 동원, 서울 전역을 돌며 시민들에게 한·미 FTA의 문제점을 알리는 선전전을 펼쳤다. <농민신문>  최준호·김상영 기자jhchoiI@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