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우 농협중앙회 상무 최근 농림부의 발표에 의하면 2005년 농업 생산액은 36조원으로 2004년보다 1조원 정도 감소됐다고 한다. 식량작물과 채소분야에서 전년 대비 13.1%, 9.8%나 줄었다. 반면 축산부문은 생산액이 전년보다 8.6%나 증가한 12조원으로 대조를 보였다. 2005년 전체 농업 생산액의 34%를 축산업이 차지한 셈이다. 품목별 생산액 순위도 미곡·돼지·한육우·우유·닭의 순으로, 상위 5개 품목 가운데 4개 품목이 축산물이다. 이들 4개 축산물 생산액을 합하면 미곡 생산액보다 3조원이나 많다. 농림부의 발표에서 볼 수 있듯이 이제 축산업은 농업의 근간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성장했다. 이는 쌀 소비량 감소의 대부분을 축산물이 대체한 것임을 입증한다. 하지만 이런 축산업도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우선 축산물도 식량의 중요한 부분으로 여기고 미곡생산 정책 위주에서 축산물을 포함한 식품생산 및 수급정책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축산물은 UR(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을 통해 관세화로 수입이 개방됐으나 생존을 위한 자구노력으로 성장했다. 물론 앞으로도 농촌경제에서 주요 소득원으로 성장 가능한 품목이다. 그러나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등이 타결될 경우 관세철폐 등 추가 개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돼 이에 따른 제도 개선과 정책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맥락에서 가장 시급한 사항은 축사 대체부지 확보 문제다. 현행 농지법은 농지에 고정식 온실과 버섯재배사 등은 전용 절차 없이 자유롭게 건축이 가능하지만, 축사 부지는 농지 전용 허가를 받아야만 한다. 따라서 농지법을 개정해 농지에 자유롭게 건축할 수 있는 농업시설의 범위에 ‘축사’를 포함시켜달라는 것이 축산인들의 요구다. 농지법을 개정해야 하는 이유는 산업화·도시화·개발촉진 등으로 기존 축사를 이전해야 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고, 기존 축산지역 주변 개발에 따른 주택단지화로 주민들의 악취 민원이 증가하는 데다 규모화를 위한 기존 축사시설의 확장 또는 신축도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농가들은 농업진흥지역 이외의 농지는 땅값이 비싸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고, 농지를 확보한다 하더라도 농지 전용 절차로 인해 실질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따라서 축산농가의 급격한 감소가 불가피하고 축산업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농지법을 개정하면 축산농가의 규모화를 통한 경쟁력 제고, 가축 밀집사육에 따른 질병 예방, 경종농업과 축산업의 유기적 결합을 통해 자연순환농업을 촉진할 수 있다. 또한, 가축분뇨를 자원화할 수 있으며 양질의 국내산 조사료 확보를 통한 외화절감 및 화학비료와 농약사용 감소로 친환경농업도 가능하다. 그렇지만 식량 생산을 위한 농지 보전이 어렵다는 등 농지법 개정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많다. 또한 축사시설이 다른 용도로 전용될 소지가 크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휴경농지에 사료작물을 재배하면 조사료 증산과 농지 보존 효과가 있고, 만약 축산 이외의 용도로 활용할 경우 ‘원상복구 강제화 제도’를 도입하고 시행령 등에서 강력한 감독과 제제 조항을 마련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게다가 농지가 가축분뇨로 오염될 수 있다는 우려도 일정 면적당 가축 사육을 제한하는 등 친환경 축산모델을 철저히 적용하면 풀어갈 수 있다. 이제 축산업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농지법 개정을 위한 국민과 농업계의 공감대 형성이 시급하다. [최종편집 : 2006/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