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작성자 | : | 순창농협 |
| 제목 | : | 수입쌀 시판, 기로에 선 쌀산업① 수입쌀이 몰려온다 |
| 작성일 | : | 2006-04-17 16:07:36 |
작년 22만5천t … 2014년엔 40만8천t
밥쌀용 외국쌀이 국내에 상륙하면서 우리 쌀산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1980년 냉해에 따른 대흉작으로 밥쌀용쌀이 수입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외국쌀이 자체 브랜드로 백화점이나 할인점 등에서 판매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국내 쌀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밥쌀용 외에 가공용쌀 수입도 꾸준히 늘 예정이어서 당장 쌀 재고 처리가 농정의 핵심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밀려드는 수입쌀=2004년 타결된 쌀협상 결과에 따라 우리가 수입해야 하는 쌀은 2005년 22만5,575t을 시작으로 2014년엔 40만8,700t까지 늘게 된다. 이 중 밥쌀용 쌀은 같은 기간 2만2,555t에서 12만2,610t으로 늘어난다. 올해 시장에 판매될 밥쌀용 수입쌀은 2005년도분을 합쳐 5만6,986t이다. 국내 전체 쌀 소비량의 1.4%에 달한다. 특히 2014년 밥쌀용 수입량은 국내 예상소비량(327만1,000t)의 3.7%에 이를 전망이다.
이번에 도착한 〈칼로스〉 외에 〈그린〉 등 미국산은 모두 중립종이 들어올 예정이고, 호주산은 단립종 〈선라이스〉가, 중국산은 단립종 〈칠하원〉이 수입될 것으로 보인다. 모두 각 나라를 대표하는 브랜드쌀이다. 수입량의 15%를 배정받은 태국산 장립종은 국내 소비자들보다는 주로 동남아 출신 근로자들에게 팔릴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수입된 쌀은 국내 도착 즉시 전량 국내에서 소비될 예정이다. 우리 정부가 쌀협상 직후 WTO(세계무역기구)에 제출한 이행계획서를 보면 ‘밥쌀용 수입쌀은 (통상의 유통경로인) 도매상, 유통업자, 그리고 최종 수요자에게 접근이 허용된다. 또 저장기간으로 인해 밥쌀용 쌀로서의 품질이 부정적 영향을 받지 아니하도록 적절한 기간 내에 유통되도록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도정 이후 30일이 지나면 변색이 시작되는 점을 감안하면 수입쌀은 국내에 도착하면 바로 시장에 풀려야 한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국내산 쌀이 아무리 남아돌아도 수입쌀을 먼저 처분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정부는 매주 1회씩 수입쌀 공매를 실시해 수입쌀이 쌓이는 일이 없도록 할 방침이다.
◆쌀 재고 증가=문제는 수입되는 만큼 국내 소비량이 받쳐주고 생산량이 자연스럽게 감소하느냐에 있다.
2000년 이후 쌀산업의 초점이 다수확에서 고품질로 급선회했지만 10a(300평)당 쌀 생산량은 2000년 493㎏, 2002년 468㎏, 2005년 487㎏ 등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올해 벼 재배면적은 지난해의 98만㏊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매년 1만㏊의 논이 사라지는 데 반해 올해 생산조정제가 중단되면서 논 1만300㏊가 다시 벼 재배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 쌀 생산량은 식용쌀 예상소비량 389만7,000t을 훨씬 웃도는 449만~488만t에 이르고, 재고량은 지난해의 77만8,000t보다 40여만t이나 늘어난 115만~116만t에 이를 전망이다.
더욱이 국내 쌀 소비 감소는 쌀산업을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1995년 106.5㎏에서 2005년엔 80.7㎏까지 줄어들었다. 1980년엔 132.4㎏, 1990년엔 119.6㎏이었다. 특히 서구화된 식생활로 쌀 소비량은 더욱 가파르게 줄어들 전망이다. 일본의 1인당 한해 쌀 소비량은 지난해 61㎏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처럼 쌀 공급과 수요가 큰 차이를 보이면서 대북지원 등의 특별대책이 없을 경우 2010년엔 적정치의 두배가 넘는 175만5,000t(1,219만섬)이 창고에 쌓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표 참조). 앞으로 평년작만 돼도 매년 20만t 정도씩 재고가 늘어날 것이란 얘기다.
이에 따라 공공비축제와 쌀소득보전직불제 등을 뼈대로 하는 우리의 쌀정책을 농가들이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대폭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한두봉 고려대 생명환경과학대학 교수는 “그동안 정부가 우리 쌀산업을 너무 낙관적으로 본 측면이 있다”면서 “대체작목 발굴과 함께 잉여쌀의 식량원조와 사료용 공급 등 다양한 수요처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상영 기자 supply@nongmin.com
[최종편집 : 2006/03/29]



